비상대책위원회 체재로 전환한 의협…'전면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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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책위원회 체재로 전환한 의협…'전면 투쟁'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2.1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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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총회 열고 비대위 구성 의결…비대위원장 추후 선출
임현택·주신구·박명하 대의원, 위원장 도전 의지 밝혀
이필수 회장 집행부, 예산 지원 등 전폭 지지 약속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병원신문.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병원신문.

대한의사협회가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의사면허박탈법) 저지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단, 비대위원장은 추후 선출할 예정이며 이필수 회장은 전폭 지지를 약속했다.

의협은 2월 18일 오후 5시 의협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시총회의 안건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과 더불어민주당 폭거에 투쟁 선포식으로 구성됐다.
 

비대위 구성 찬반 의견 팽팽…찬성 99표·반대 68표·기권 4표 가결

이날 대의원들은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의료계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어 기존보다 더욱 강력한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으나,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우선, 비대위 구성을 찬성하는 대의원들은 의료계의 투쟁 의지를 대내·외 특히 국회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소통과 화합을 중시한 의협 제41대 집행부의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

최장락 대의원은 “전문가 단체로서 되도록 대화와 소통을 하려 했지만, 세상은 우리 생각만큼 성숙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이제는 의협에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현택 대의원 역시 “소통과 협상을 전면에 내세워 품위 있는 의협을 만들겠다고 한 집행부의 성과가 참담하다”며 “의협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인식해야만 간호법과 의사면허박탈법을 막아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동욱 대의원은 “투쟁력 없는 협상력 없고, 힘이 없는 평화는 없다”며 “의협이 비대위를 통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는 사실을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국회에 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병원신문.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병원신문.

비대위 구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까지 쌓아온 정무라인이 모두 무너지고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의 협력도 새판을 짜야 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성구 대의원은 “집행부의 손과 발을 묶는 비대위가 출범하면 향후 정부의 협조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진다”며 “정부와 대립하는 투쟁은 결국 더불어민주당에게 좋은 일만 시켜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안원일 대의원도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지는 법이니 이 기회를 통해 이필수 회장 집행부가 뼈를 깎는 반성을 거쳐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비대위가 구성되면 그동안의 정무라인이 없어지고 보건복지의료연대와의 협력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시형 대의원은 “2020년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해 젊은 의사를 중심으로 한 대정부 투쟁의 선봉에 선 결과 아직도 아픔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여야 정치 싸움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의료계가 휘말려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을 뿐만 아니라 비대위가 현 집행부보다 어떤 면에서 월등한 기능과 구조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비대위 구성 안건을 무기명 표결에 부쳤고 재적 대의원 242명 중 절반 이상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99표, 반대 68표, 기권 4표로 가결됐다.

이와 관련 이필수 회장은 “대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어려운 시기인 만큼 비대위와 집행부가 발을 잘 맞출 수 있도록, 회원의 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2017년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데, 예산 걱정 안 하도록 전폭 지원을 약속한다”고 언급했다.
 

비대위원장은 추후 선출…임현택·주신구·박명하 도전

이처럼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결정되면서 이제 이목은 비대위원장 선출에 쏠렸고, 임시총회 현장에서 각자의 포부를 밝히며 출사표를 던진 대의원은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주신구(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박명하(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대의원이다.

임현택 대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고, 꺼리고, 힘들어하는 비대위원장을 선출해야 하고 그 역할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며 “비대위가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책임을 지고 비겁하게 숨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주신구 대의원은 “차기 의협 회장에 연결되지 않는 순수한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투쟁을 온전하게 이끌 수 있다”며 “현 집행부를 잘 알고 투쟁 경험도 있는 사람으로서 회원들에게 선물을 가져다 주겠다”고 약속했다.

박명하 대의원도 “누구와도 야합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그렇다”며 “올바른 판단력, 집요한 추진력, 강력한 투쟁력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폭거에 강력저항하고 간호법과 의사면허박탈법을 저지하는 데 분골쇄신하겠다”고 외쳤다.

하지만 이날 위원장을 바로 선출할 경우 의협 회원들의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등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 2~3일간 위원장 후보 공모를 한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별도의 일정과 방식으로 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한 대의원들이다.

즉, 임현택·주신구·박명하 대의원 외에도 일반 의협 회원들의 비대위원장 도전의 문을 열어둔 것이다.

한편,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면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와의 논의를 통해 비대위 활동의 목적·구성·예산·활동기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의협 대의원회, 더불어민주당 상대로 투쟁 선포…결의문 낭독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국회 본회의 직회부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한 투쟁 선포식도 열렸다.

의협 대의원회는 투쟁선언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매도하고, 존중받아야 할 의사면허를 난도질해 의사 죽이기에 나섰다고 분노했다.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병원신문.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병원신문.

대의원회는 “법이라는 이름 아래 의사에 대한 집단 괴롭힘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끓어오르는 분노와 자유를 향한 의지를 총결집해 더불어민주당과의 투쟁을 선포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회원 모두가 혼연일체 된 모습으로 반드시 승리를 이끌고 무도한 입법을 저지해 국민건강을 지키고 정의를 지켜내기야 한다”며 “전 회원은 의협을 중심으로 총결집하고 즉각 투쟁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끝으로 대의원회는 “간호협회에 동조해 이번 사태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거를 선거로 반드시 응징하고 정치 후원과 정책 협력 중단 등 단호한 대처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투쟁에 나선 의료계의 의지를 시험하거나 꺾으려 한다면 총파업도 불사하는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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