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맥박(서맥) 부정맥 환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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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맥박(서맥) 부정맥 환자 급증
  • 김명원 기자
  • 승인 2013.11.0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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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노태호 교수팀 조사 결과, 13년간 3배 증가
유일한 치료법인 영구심박동기 시술 현저히 적어

심장이 1분에 50회 미만으로 박동하거나 간혹 수초 이상 정지하기도 해 어지러움, 실신, 전신 무기력 등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느린맥박(서맥) 부정맥 환자가 지난 13년 동안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 연구팀이 지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에서 서맥성 부정맥으로 진단받고 영구심박동기 시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0년에는 인구 100만 명당 19.3명에 불과하던 환자수가 2012년에는 53.1명으로 약 2.75배 늘었다.

서맥성 부정맥은 심장의 미니발전소인 동결절의 전기 형성 기능 이상이 원인인 경우와 심방-심실 간에 전기 전도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로 나눈다. 일반적으로 고령에서 많이 생기는데, 유병률 조사가 어려워 정확한 현황 파악이 되어 있지 않아 전세계적으로 영구심박동기 시술 건수를 질환의 증감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사용한다.

서맥성 부정맥환자으로 영구심박동기 시술을 받은 국내 환자는 2009년 기준으로 인구 100만 명 당 평균 41.7명으로 유사한 질병 양상과 문화권을 가진 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비해 싱가포르는 2.25배 (94명), 대만은 4.12배 (172명), 일본은 6.5배 (272명) 가량 높았다.

서맥성 부정맥의 치료가 부진한 이유는 서맥성 부정맥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과 의료기기 체내 이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태호 교수팀이 30세 이상 일반인 4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대면 설문 조사 방식으로 ‘서맥성 부정맥과 영구심박동기 시술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서맥성 부정맥에 대해 ‘모른다’(‘잘 모른다’ 포함)고 답변한 경우가 75%로 ‘알고 있다’ (‘다소 알고 있다’ 포함)는 응답에 비해 3배 가량 높았다.

55세 미만 응답자 300명 중 80%는 인체에 의료기기를 이식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었으며, 주요 이유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 인식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심장 박동수의 감소나 일시적인 정지로 인해 뇌를 비롯해 전신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면서 어지러움과 실신 같은 대표적 증상 이외에도 무기력, 피로감, 운동능력 감소, 호흡곤란을 호소하게 된다.

서맥성 부정맥은 발생 원인은 다르더라도 치료 방법은 영구심박동기 삽입술이 유일하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위와 같은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이 심하게 저하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질환으로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

영국에서 영구심박동기 시술을 받은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서맥성 부정맥 환자에 있어 약 35%는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구심박동기 시술을 받지 않고 불필요한 약물치료 등을 지속했고 이 중 약 79%의 환자가 심장마비, 실신, 호흡곤란 등으로 입원 치료와 추가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는 “어지럼증 등 서맥성 부정맥의 주요 증상을 나이가 많아지면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워 발견이 늦고 기기 이식에 대한 거부감으로 진단 후에도 시술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기대수명의 증가로 서맥성 부정맥과 같은 노인성 질환의 치료는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60세 이상에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빈혈이나 저혈압 등으로 자가 진단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0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심장부정맥학회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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