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8일 A(71) 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실려왔다. 진단결과 A 씨는 흉부 대동맥류 파열로 매우 급박한 상태였다. 흉부 대동맥류란 가슴의 대동맥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병으로 대개 자각 증상이 없다.
이런 경우 파열된 대동맥류 전체를 인조혈관으로 교체하는 외과수술이 전통적인 치료방법이나 A 씨의 경우 예상 수술 문합 부위가 수술 시야에서 너무 깊어 수술 난이도 및 위험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대동맥류의 또다른 치료 방법인 대동맥 스텐트 삽입술(TEVAR)을 시행하기에는 대동맥류의 위치가 대동맥궁의 분지 혈관과 너무 가까워 대동맥 스텐트로 인해 분지 혈관이 막히게 될 상태였다.
정요천 흉부외과 과장과 송하헌 영상의학과 과장이 통합진료시스템을 가동해 외과적 수술과 스텐트 삽입을 함께 시행하는 하이브리드 테바를 계획했다.
먼저 정 과장이 인조 혈관을 이용해 대동맥 스텐트로 인해 막히게 될 대동맥궁의 분지 혈관을 상행대동맥으로 우회하는 외과적 수술을 시행한 다음 송 과장이 대동맥류 내에 대동맥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으로 5시간여에 걸친 수술을 마무리했다.
A 씨는 수술한 지 5일정도 지나 의식을 완전히 되찾아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며 1월14일 퇴원했다.
외과수술을 맡았던 정 과장은 “대동맥류의 경우 인조 혈관으로 대체하는 외과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제, “그러나 A 씨의 경우는 외과 수술의 위험도가 너무 높다고 판단해 하이브리드 테바를 시도했고, 수술 중 대동맥류가 다시 파열되는 바람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다행히 잘 마무리돼 환자가 안정적으로 회복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기존의 수술법과 인조혈관스텐트 삽입술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수술은 매우 고난이도의 치료법으로 전통적인 수술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서울 등 대도시의 상급병원 등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으나 제주에서 대동맥류 환자를 대상으로 성공시킨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