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이 없는 약이 존재할 수 있을까?
상태바
부작용이 없는 약이 존재할 수 있을까?
  • 박현 기자
  • 승인 2012.07.11 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액토스, 방광암 발병 위험 이유로 독일·프랑스서 퇴출
전문가, 방광암 위험은 미미‥이점이 더 많은 약 강조

하나의 신약이 개발되어 환자에게 처방되기 까지는 엄청난 시간과 연구비가 투입되고 수 많은 임상을 거치는 등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신약이 우수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의 사고나 조그마한 부작용이 발견될 경우 시장에서 퇴출을 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억 건을 처방 받으며 대표적인 혈당강하제로 자리를 확고히 한 당뇨병치료제 '액토스'(성분명 피오글리타존)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알려졌다.

액토스는 부작용 문제로 논란이 됐던 '아반디아' 사태 이후 반사이익을 누렸던 2008년 이후 30여 개의 액토스 복제약이 쏟아졌다.

지난해에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방광암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퇴출된데 이어 미국 FDA에서도 액토스를 1년 이상 사용할 경우 방광암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는 액토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2년에는 릴리에서 다케다제약으로 판권을 이전하기도 했다.

아반디아 사태 이후 다소 증가했던 매출(2008년 155억원)은 2008년 복제약이 쏟아진 뒤로는 2009년 매출이 91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후 2011년 방광암 발병위험으로 프랑스와 독일에서 액토스가 퇴출되고 미국 FDA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액토스의 매출은 더 감소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다케다제약은 7월10일 이례적으로 '액토스 임상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다케다제약은 액토스가 아반디아와 같은 계열(TZD : 치아졸리딘디온 계열)의 약물이기는 하지만 아반디아 처럼 부작용이 크지 않고 특히 방광암 발병위험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성래ㆍ이은정 교수는 '액토스'는 인슐인 저항성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약제이기 때문에 일부 부작용이 있다는 이유로 약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들이 약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까지 빼앗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케다제약은 액토스가 방광암 발병위험이 높다는 발표(프랑스·독일·미국) 이후 많은 의료진들이 혼란에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나온 몇가지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오히려 다른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보다 액토스가 방광암 발병위험이 크지 않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액토스가 우려하는 만큼 부작용이 많지 않고 방광암 발병위험도 그리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김성래 교수(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프랑스에서는 방광암 발병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약을 퇴출시켰는데 인슐린도 방광암 발병위험이 높은 것을 고려하면 형평이 맞지 않은 조치"라고 말했다.

또 "인슐린 저항성에 쓸 수 있는 유일한 약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치료제와 비슷한 정도의 부작용을 부각시켜 무조건 퇴출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교수(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도 최근 미국 당뇨병학회에서 발표된 액토스의 주요 임상결과 발표자료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은 방광암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개연성이 있으나 이것이 사실일지라도 그 위험성은 적고 반면에 피오글리타존은 당뇨병치료에 있어 여러 가지 장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피오글리타존의 이익-위험비는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어떤 환자(특히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에게서는 매우 양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은 제2형 당뇨병의 혈당강하 효과, 인슐린 저항성의 호전, 당뇨병 진행의 예방, 췌장 베타세포기능의 보존, 심혈관질환의 예방 가능성 등의 이점이 있다"며 "최근에 발표된 임상연구 결과들을 재분석하고 액토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