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두암 수술 후 말하고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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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두암 수술 후 말하고 먹을 수 있다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2.03.16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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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내시경+로봇팔 이용해 언어·삼킴 장애 최소화
세브란스병원 김세헌 교수팀, 수술법 개발

편도암, 설근부암, 하인두암 등 인두암 환자들이 수술 후에도 말하고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수술법이 개발됐다. 말하고 숨 쉬는 데 중요한 후두를 보존해 언어장애나 삼킴장애를 최소화한 것.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팀은 최근 인두암 수술에서 입안으로 3차원 내시경과 로봇팔을 넣어 암을 제거하는 수술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턱뼈를 절개하거나 말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를 제거해야 했던 기존의 수술방법에서 탈피한 것이다.

▲ 3D내시경과 로봇팔을 이용한 김세헌 교수팀의 새로운 인두암 수술법
사람의 목에는 숨 쉬고 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와 음식물의 통로인 인두가 한 공간에 존재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다가 기침하는 ‘사래’도 이 두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인두는 우리 입안에서 음식물을 식도로 보내고, 목젖 뒤에서부터 목의 끝 식도가 시작되는 부위까지 걸쳐있다.

인두암은 주로 성생활을 통해 전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과 흡연이 관련 있다. 인두암은 전체 두경부암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의 70%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과 연관돼 있다. 최근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발생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인두암이 두경부암 중에서 유일하게 그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인두암은 해부학적으로 목의 깊은 부위에 있고 중요한 혈관 신경 구조가 인접해있어 수술할 때 턱뼈나 후두를 절개해야 한다. 그래서 수술 후 음식을 삼키는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고, 후두를 같이 제거해 음성기능에도 큰 후유증을 남긴다.

하지만 김세헌 교수팀은 입안으로 확대 영상 촬영이 가능한 3차원 내시경과 5mm의 로봇팔을 집어넣어 턱뼈와 후두의 손상 없이 암을 제거해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약 100례의 구인두암 및 하인두암 환자들에게 시행한 결과 구인두암의 경우 3년 생존율이 96%, 하인두암의 경우 3년 생존율이 89%였다. 음성기능과 음식물을 삼키는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 모든 환자에서 대화와 음식물 섭취도 가능했다.

구인두암(편도 및 설근부)의 경우 접근이 쉬워 미국에서 먼저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한 바 있지만 하인두암의 경우 김세헌 교수팀의 수술이 세계 최초다.

김 교수는 “이번 수술 방식을 통해 환자들은 암 치료와 더불어 언어장애와 섭식장애를 피할 수 있어 사회에 복귀하고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교수팀의 수술법은 두경부암과 관련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인 구강암학회지(oral oncololgy)에 게재됐다. 최근에는 김 교수팀의 새로운 수술법을 배우려고 이탈리아와 싱가포르, 일본, 대만 등 두경부외과 의료진들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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