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자랑이 아니라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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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자랑이 아니라 병이다
  • 윤종원
  • 승인 2006.1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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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비만퇴치헌장에 대해-인제대학원대학교 김공현 교수
우리나라는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어린이 주일이면 “우량아선발”이란 행사를 치렀다. 아이의 몸무게가 이 선발에서 심판의 기초가 되었다. 즉 몸무게가 월령에 비하여 무거울수록 우량아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이 행사가 사라져버렸다. 어디 그뿐인가? 어른들의 사회에서는 뚱뚱한 사람이 부의 상징으로 간주되던 시절이 있었지 않았던가? 이러한 풍조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아니라 동서양의 많은 나라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장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을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 부르며 이상인 것으로 심지여 “질병”으로까지 생각하며, 이의 퇴치를 위하여 국가적 자원을 집중적으로 동원하는 실례도 있다.
그 좋은 예의 하나로, 미국의학연구원이 2005년에 발간한 “어린이 비만 예방하기(preventing childhood obesity)”란 보고책자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이 보고서를 통하여 미국의 비만한 청소년들의 수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하여 국가와 민간기관이 연합하여 지역사회와 학교 그리고 가정에서 모두 새로운 접근방법을 택하여 신속하게 대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다른 예는 유럽의 국가들이 취한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유럽사무처는 2006년 11월 15일-17일 간에 터어키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회원 국가들의 장관들이나 대표자들이 참석한 대회에서 “유럽비만퇴치헌장(European Charter on counteracting Obesity)”를 채택한 것이다. 이 대회 참가자들은 유럽의 국가들과 관계자들이 비만퇴치를 위한 행동을 강화하도록 노력할 것과 회원 정부가 이 헌장에 발맞추어 비만을 정책의제로 채택하도록 요구하기로 선언하였다. 특히 이 헌장은 “비만(obesity)”은 단지 유럽 국가들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공중보건 상의 문제임을 확인하였고, 그래서 유럽 국가들이 비만에 대하여 취하는 행동은 하나의 사례가 되어 이에 대한 전 세계의 노력을 이끌어내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이 글의 목적은 앞에서 예의 하나로 거론한 “유럽비만퇴치헌장”의 요지를 소개하여 우리나라 당국이 비만에 대하여 한층 강화된 관심을 가지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높이고, 이와 함께 국민들이 비만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지고 이에 대처하는 노력을 동원하는데 미미한 보탬이라도 몫을 하자는 데 있다.
“유럽비만퇴치헌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비만의 실태와 비만으로 인하여 당면하는 도전들이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두 번째는 비만퇴치의 목표, 원리 그리고 행동의 틀을 소개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행동의 진전과 모니터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를 소개하려고 한다.

1. 도전들

유럽인의 비만유병률은 지난 20년 동안에 3배나 높아졌다. 세계보건기구 유럽사무처 회원 국가들의 국민들은 성인은 약 절반이, 그리고 어린이는 다섯 중에 하나가 이미 과체중이다. 이들 과체중자 가운데 3분의 1이 비만자인데, 이 비만자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과체중과 비만은 비전염성질병들의 발생에 크게 기여하며, 사람들의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럽에서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이 과체중과 관련되는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과체중과 비만의 증가 경향은 이제 청소년으로까지 번져서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건강 상 큰 짐을 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린이의 비만유병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현재 이들의 비만유병률은 1970년대에 비하면 약 10배까지 증가하였다.
비만은 사회ㆍ경제 발전에도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다. 성인의 비만과 과체중은 유럽지역 의료비의 약 6%를 지출하게 하는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하여 간접비용은, 예를 들면 생명, 생산성, 관련되는 임금의 손실 등을 고려하면 직접비의 약 2배가 될 것이다.
우리 시대에 비만이 편만하게 된 것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물리적 환경 등에서 지난 수십 년간에 일어난 변화된 결과 때문이다. 신체적 활동은 극적으로 감소된 반면에 지방, 소금, 설탕 등을 포함하여 포화성지방분은 넘쳐나는 반면에 채소류와 과일은 불충분하게 취하는 변화된 식사양태로부터 연유한 인구집단의 에너지 불균형이 바로 비만의 불을 댕기는 도화선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비만의 편만은 유전적 소인만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고, 오늘날 당면하고 있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물리적 환경의 변화로만 설명이 가능하다.
비만에 관한 국가별 정책을 지지하는 국제적 활동이 필수적이다. 비만은 오늘날 사회 특히 세계화의 시대에서는 어디에서나 더 이상 부(富)의 증상이 아니다. 현재로 보아 이 비만을 재대로 관리 또는 통제하는 국가는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비만을 퇴치하는 프로그램이나 정책의 개발을 위한 국제적 유대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2. 헌장의 목표, 원리 그리고 행동의 틀

1) 헌장의 비전

비만이 유행하는 현재의 경향은 반전시킬 수 있고 ,그 유행 자체도 관리 하에 둘 수 있다. 그러나 이 것은 종합적 행동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 이유는 이 문제의 뿌리가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결정요소 들에 있기 때문이다.
유럽비만퇴치헌장의 비전(vision)은 식이와 신체적 활동과 관련되는 건강에 이로운 생활양식이 규범이 되는 사회; 건강의 목표가 경제, 사회, 문화 등의 관련되는 목표들과 한 줄로 나란히 설 수 있는 사회; 그리고 건강에 이로운 선택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고 개인들에게 보다 용이한 사회 등을 실현하는 것이다.

2) 헌장의 목표

비만의 유행을 잡고 그 경향을 반전시키는 것이 유럽지역에서의 비만퇴치활동의 최종 목표이다. 특히 대부분의 국가에서 청소년들과 관련하여 오는 4-5년 내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늦어도 2015년까지는 현재의 경향을 반전시켜야 한다.
3) 헌장의 원리

- 고위층의 정치적 의지와 지도력, 그리고 범정부적 공약이 서로 다른 부문들에 걸쳐서 시 너지 효과와 자원을 동원하기 위해서 요구된다.
- 비만퇴치행동을 비전염성질병예방활동과 건강증진활동을 다루는 전략, 더 나아가서는 지 속 가능한 발전이란 맥락과 연계하여 실천한다.
- 비만에 대하여 개인과 사회가 각각 응분의 책임을 가지게 하여야 한다.
- 정부, 민간단체, 전문가 네트웤, 대중매체, 국제기관 등 관계자 간에 동반자관계를 형성케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어린이와 청소년 등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이 상업적으로 수탈당하지 않게 하여 야 한다.
-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단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어 이들이 건강에 이로운 선택을 하 도록 지원한다.
- 경제, 무역, 농업, 교통, 도시계획 등에 관한 정책을 개발할 경우 이들 정책들이 공중보건 의 목적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하여야 한다.

4) 행동의 틀

이들 원리들을 실천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주요 관계자들과 정책의 수단과 장 등을 연계하여 행동하게 하는 “행동의 틀”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 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모든 관련 중앙관서의 부문과 산하 기관들이 각각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게 하여야 한다.
* 보건복지부는 다부문적 행동을 옹호하고, 지도하며, 창안하는 데 있어서 지도적 역할 을 하여야 한다.
* 농업, 식량, 재정, 무역, 경제, 소비자 업무, 개발, 교통, 도시계획, 교육, 연구, 사회복 지, 노동, 스포츠, 문화, 관광 등을 맡고 있는 중앙관서와 그 산하기관들이 건강 을 증진하는 정책과 활동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 지방당국은 신체적 활동, 능동적 생활, 건강에 이로운 식사를 가능하게 하는 기회와 환경을 창출하는 데 있어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거나 그렇게 하게 할 잠재력을 충분 히 가지고 있으므로 이들이 이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 시민단체들은 정책에 대하여 시민들이 올바르게 응답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이 능동적으로 관여하게 하여야 한다.
- 민간부문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며, 보다 건강에 이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 어서, 그리고 자신들의 사업장에서 건강에 이로운 선택을 촉진하게 하는 책임을 가지게 하여야 한다. 여기에는 식품의 일차적 생산에서부터 일선의 소매점, 식품의 제조, 마케팅 과 생산품에 대한 정보, 소비자교육 등이 망라된다. 또한 광고회사, 대중교통, 여행사, 건 설회사, 스포츠클럽, 여가산업 등도 역할을 하게 하여야 한다.
- 대중매체는 일반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교육을 하고 인지상태를 높이며 공공정책을 지원하는 중요한 책임을 가진다.
- 부문간 협력이 국가 수준에서는 물론이고 국제적 수준에서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 정책수단은 법제화를 필두로 공공과 민간 부문간의 동반자관계 형성 등 다양하지만 규제 대책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 구체적 행동 역시 거시적 수준에서부터 미시적 수준까지, 그리고 장(場) 역시 다양하지만 특히 주목할 장으로는 가정, 지역사회, 유치원, 학교, 사업장, 교통수단, 도시환경, 주택, 의료복지서비스시설, 여가활용시설 등을 들 수 있다.
- 행동은 건강에 이로운 식이와 신체적 활동을 취하도록 자극하여 적정하게 에너지의 균형 을 보장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 해당국가의 상황에 맞게 몇몇 중요한 대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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