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애정없이 성관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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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애정없이 성관계 가능
  • 박현
  • 승인 2008.09.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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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 신경림 교수팀 조사결과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성’을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10명 중 4명은 애정 없는 상대와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응답해 사랑의 감정과 성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성 경험이 있는 학생 절반만이 피임을 ‘항상한다’고 응답해 피임 실천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성과 관련된 고민이 생겼을 경우 ‘친구나 선배와 상의’하거나 ‘혼자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성교육 등 생식건강 강화방안이 대학 캠퍼스 내에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 신경림 교수팀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대학생의 생식건강증진사업’ 연구용역을 받아 지난해 11월19일부터 12월31일까지 전국의 지역별, 남녀별, 4년제․전문대학별 분포에 따른 대학생 6천명(남학생 62.7%, 여학생 37.3%)을 대상으로 △성지식 △성 관련 태도 △성행동 △성경험 등 4개 항목으로 나눠 ‘대학생들의 성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성교제를 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75%가 ‘있다’고 답했다.

또 자신의 성 태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친구, 선배 등 또래 문화’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인터넷’과 ‘학교나 사회단체 교육’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성’에 대해서는 61.4%가 ‘사랑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애정 없는 상대와의 성관계에 대해 42.6%의 학생이 ‘언제든지 가능하다’ 혹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응답, 성에 개방적인 것으로 조사돼 사랑의 감정과 성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73.3%가 포르노 잡지와 비디오 접촉 경험이 있으며 54%가 ‘자위행위’를 한 경험이 있었고 특히 구강성교(16.8%), 항문성교(3.0%), 동성성교(1.6%) 등 다양한 성 행동에 대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신 혹은 임신시킨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4%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혼전임신 시 낙태에 대해 허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대학생의 경우 성행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 욕구 해소방법을 묻는 질문에 ‘참는다’와 ‘취미 운동’이라고 답한 남학생은 34.9%, 여학생은 26.5%에 불과했다. 성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24.3%의 남학생은 ‘자위’(13.9%)를 하거나 ‘애인과 성관계’(10.4%)를 갖는다고 응답한 반면 여학생은 4.1%로 크게 낮았다.

성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남학생의 50.3%와 여학생의 17.6%가 ‘있다’고 답해 남학생의 성 경험이 여학생보다 크게 높았다. 이들 가운데 남학생의 2.9%와 여학생의 1.3%는 거의 매일 성교를 경험하고 있으며 매주 한다는 응답도 각각 22%와 29.3%에 달했다.

또 전체 성교 경험자 중 낙태경험 혹은 여자친구를 낙태시킨 경험이 있는 사람은 9.1%(208명)였으며 이들 중 20.9%는 요통, 복통, 염증, 부종, 빈혈, 위장장애, 성교 시 불편감 등 낙태로 인한 합병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교를 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남학생은 ‘사랑’ 때문이라고 답한 경우가 47.1%로 가장 많았으며 분위기 26.5%, 호기심 19.2% 순이었다. 여학생도 ‘사랑’이라는 응답이 59.3%로 가장 많았고 분위기 20.2%, 호기심 8.4%순이었다.

성교장소로는 남학생은 여관(44.9 %)이 가장 많았고 여학생은 본인 혹은 상대의 집(45.4 %)이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피임여부에 대해서는 남녀학생 모두 2명 중 1명만이 ‘항상한다’고 응답해 피임 실천률이 크게 낮았다. 또 주로 하는 피임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73.2%가 ‘콘돔’을 사용한다고 답한 반면 ‘질외사정’이라고 답한 경우도 10.7%에 달해 남학생 주도의 피임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성교시 불편감을 묻는 질문에는 18.1%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남학생(13.4%)보다 여학생(40.7%)의 경우가 크게 높았으며 남학생의 4.7%와 1.2%, 여학생의 2.5%와 4.7%가 각각 성병과 방광염 및 생식기 피부질환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34.5%의 대학생들은 성고민이 생겼을 경우 ‘친구나 선배와 상의’해 해결방법을 찾고 있었으며 ‘혼자고민’하거나 ‘인터넷’을 통해서라고 응답한 경우도 각각 13.1%와 10.1%에 달했다.

성교육은 받은 때는 언제냐는 질문에는 ‘중학교>초등학교>고등학교’ 순이라고 답했으며 10명 중 2명만이 ‘대학교’라고 응답했다. 이어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만족’ 또는 ‘매우 만족’이라고 답한 경우가 각각 10.9%와 1.9%에 불과해 대부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4.4%의 대학생이 성관련 강좌에 참여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희망하는 성관련 교육내용으로는 △피임법 △올바른 이성교제 △남녀 신체적, 심리적 특성을 꼽았으며 ‘피임법’에 대한 희망도가 가장 높았다. 교육방법으로는 정규 교양과목으로 지정해 생식건강 전문간호사로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길 원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표준화된 생식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화여대, 경북대, 충남대 등 3개 대학에서 시범운영한 결과 학생들의 성 의식, 성 태도, 성 지식이 이전보다 유의하게 향상됐으며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화여대 내에 ‘캠퍼스 생식건강증진센터(02-3277-4342)를 설치, 일반건강검진, 생식건강 관련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고 대학보건소와 연계해 일반혈액검사, 생화학검사, 소변검사를 제공한 결과 질환 조기발견이 가능했으며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연구에 참여한 박효정 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 교수는 “이번 조사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전체 대학교에 적용할 경우,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생식건강관련 자가 건강관리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 대학 캠퍼스 내에 건전한 성문화 정착 및 생식건강관리를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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