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심장마비환자 30% 병원서 늑장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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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심장마비환자 30% 병원서 늑장 대처
  • 이경철
  • 승인 2008.01.0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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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 등에서는 심장마비 환자가 병원에 올 경우 의료진이 급히 뛰어가 소생술로 환자를 회생시키고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의료진들이 환자를 살릴 수 있을 정도로 항상 신속하게 대응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에서 심장마비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의 3분의 1 가까이 의료진들의 늑장대처로 제시간에 소생술을 받지 못해 뇌 손상이나 사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캔자스시티의 성루가 미 중부 심장연구소의 폴 챈 박사 등이 미국 369개 병원에서 소생술을 받은 심장마비 환자 6천789명의 기록을 토대로 조사해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기고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장마비 환자가 소생하기 위해서는 2분 내에 심장 제세동기의 전기 충격 등을 사용한 소생술을 받아야 하지만 환자들의 30% 가량이 제 시간에 소생술을 받지 못했다.

특히 심장 소생술이 늦어졌을 경우 22.2%만이 생존할 수 있었던 반면 제시간에 소생술을 받은 경우에는 39.3%가 생존해 늑장 대처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심장마비가 밤 시간대나 주말에 발생했을 때 제대로 소생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흑인 환자의 소생술이 더 늦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환자의 인종적인 문제로 의료진의 판단이 늦어진 데 따른 것이 아니라 흑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병원의 수준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연구를 주도한 챈 박사는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된 병원들이 심장마비 환자 소생에 일반 병원보다 전문화된 대처 노력을 하고 있는 병원들임을 감안하면 전체 병원의 소생술 지연율은 이 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연간 심장마비로 병원을 찾아 소생술을 받는 환자가 37만~75만 명에 달한다면서 연구자들은 소생술 지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미국에서 연간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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