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견 공보의도 ‘고통’…업무부담·스트레스 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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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견 공보의도 ‘고통’…업무부담·스트레스 과중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6.0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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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협, 파견 공보의 이어 비파견 공보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
순회진료 증가, 업무 강제, 연·병가 사용 제한 등 경험하고 있어
농어촌의료법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공보의 배치 기준 재정비해야

정부가 전공의 사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중보건의사를 수련병원에 파견한 가운데 의료취약지에 남겨진 비파견 공보의들도 과도한 업무 부담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회장 이성환)는 6월 7일 전체 공보의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3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으며 전체 공보의 1,213명 중 563명이 참여해 46.4%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단, 응답자 중 답변을 완전하게 작성하지 않은 공보의들은 ‘불완전 응답자’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수련병원으로 파견된 적 있는 공보의는 37.7%(212명), 파견된 적 없는 공보의(비파견자)는 351명으로 62.3%였다.

비파견 공보의 중 인턴 수련을 마친 자는 47.9%(168명), 일반의는 34.2%(120명), 전문의는 17.9%(63명)를 차지했다.

비파견자(351명)에게 같이 일하던 동료 중 파견된 공보의 수를 물었을 때 불완전 응답자 2명을 제외한 349명 중 27.5%(96명)는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던 공보의 중 2명이 파견됐다고 답했으며 그 뒤를 1명(21.2%, 74명), 4명 이상(18.3%, 64명), 3명(17.5%, 61명)이 이었다.

비파견자(351명)에게 파견자 발생 후 스트레스를 겪은 경험이 있는지 물었을 때 불완전 응답자 1명을 제외한 350명 중 67.1%(235명)는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겪은 공보의(235명) 중 78.0%(181명)은 ‘업무량의 증가’를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았고 이 외에 ‘신분적 한계에 따른 업무 강제로 인한 무기력감(71.1%, 165명)’, ‘추가 차출에 대한 두려움(58.6%, 136명)’이 꼽혔다.

비파견자(351명)에게 순회 진료가 예전보다 늘었냐고 묻는 질문에는 222명이 응답했는데, 그중 87.8%에 해당하는 195명은 공보의 파견이 시작된 이후 예전보다 순회 진료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순회 진료가 늘었다고 답한 195명을 대상으로 몇 곳의 순회 진료가 늘었는지 물었더니 불완전 응답자 2명을 제외하고 1곳(47.7%, 92명), 2곳(30.6%, 59명), 3곳(12.4%, 24명), 4곳 (7.8%, 15명), 5곳 이상(1.6%, 3명) 순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비파견자(351명) 중 불완전 응답자 2명을 제외한 44.7%(156명)가 연·병가 사용이 제한되거나 거절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공협은 줄어드는 공보의 수에 비해 보건지소 관리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 조사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성환 회장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지역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 헌신하는 공보의들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문제는 공보의 수의 급격한 감소에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지역의료의 비효율성”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대공협에 따르면 의료취약지인 경북 을진군과 섬으로 이뤄진 인천 옹진군의 경우 1명의 공보의가 4~5개의 보건지소를 담당하는 실정이며 심지어 섬에서 근무한 후 휴가를 반납하고 다른 섬으로 진료를 보러 가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보건지소 중 일부는 근처에 의원이 있어 환자 수가 1~2명에 불과함에도 유지되고 있는데, 지난 2017년 대공협 조사에서도 전국 보건소 및 보건지소 1,360개 중 601곳(44.2%)은 반경 1km 내에 한의원과 치과를 제외한 민간의료기관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에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농어촌의료법)’을 다시 점검하고 지역별 공보의 배치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성환 회장이다.

이 회장은 “무의촌을 없애기 위해 40년 전 제정된 농어촌의료법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지소별로 공보의·치과의사·한의사가 담당하는 환자 수를 전수 조사해 지역별 배치 기준을 지자체 재량에 맡기지 말고 재정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보건지소 등을 통한 1차 진료의 접근성만 높이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환자에 대한 수송 기능을 강화해 다양한 의료체계 내에서의 환자 접근성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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