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언론들은 30일 오타고 의과대학 연구팀이 지난 1988년부터 1997년까지 사망한 7천200명 이상의 뉴질랜드 여성 암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특정 직업과 특정 암 사이에는 큰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의 브라이언 콕스 교수는 모든 직업과 암 발병 가능성 사이에 관련성이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암이 석면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많이 나타나는 것처럼 간호사 등 의료업계 종사자들은 백혈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들의 경우 간호사는 의료업계의 어떤 전문직보다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다른 직업을 가진 여성들보다 백혈병에 걸릴 가능성이 4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업계 종사자들이 백혈병에 걸려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다른 직업군과 비교할 때 5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그 이유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는 간호사들 중에 항암제 등 독성이 강한 약품을 다루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혈병 발병 가능성을 추론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이론으로는 백혈병이 통상적으로 많이 걸리는 질병의 합병증과 관련이 있고, 환자들을 돌보는 간호사들이 더 많은 세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서로 연관시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콕스 교수는 교사들의 경우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3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이유는 교사들의 경우 다른 직업군에 비해 자녀를 적게 낳는 게 원인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자녀를 나이가 들어 낳는 것도 어쩌면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이번 조사는 전반적인 관련성에만 초점을 맞추어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암 발병 위험은 개인의 유전적 요인이나 작업 환경 등에 기인한다는 게 의학적 상식이지만 이제는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특정 암에 걸려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왜 높은지도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 의료업계 종사자들은 백혈병 뿐 아니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교사들은 유방암과 골수종, 자궁암, 대장암 등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대신 폐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무직 종사자들은 림프종, 유방암, 방광암에, 농부들은 복막암 및 환경미화원들은 자궁암, 난소암 그리고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갑상선 암 등에 걸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뉴질랜드 의학 저널에도 소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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