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에이즈 오염혈액 사건 불가리아 간호사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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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에이즈 오염혈액 사건 불가리아 간호사 석방
  • 윤종원
  • 승인 2007.07.2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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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어린이들에게 에이즈 바이러스(HIV) 오염 혈액을 수혈한 혐의로 리비아에서 8년 째 구금됐던 불가리아 간호사 5명과 팔레스타인 출신 의사 1명이 석방됐다.

리비아와 서방권의 외교적 갈등요인이 됐던 이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양측 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당국은 24일 이들 수감자를 불가리아로 추방하는 형식으로 석방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은 프랑스 정부가 제공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트리폴리를 떠났으며, 이날 오전 9시45분께(현지시간)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 도착할 예정이다.

불가리아 정부는 1984년 체결된 범죄인인도협정을 근거로 이들 의료진이 불가리아에서 복역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지난 19일 리비아에 공식 요청했다.

불가리아 정부는 이 사건에 관계된 팔레스타인 출신 의사인 아슈라프 알-하주즈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AFP 통신은 게오르기 파르바노프 불가리아 대통령이 이들을 사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들이 실제로 불가리아 교도소에서 복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정부는 지난 17일 보상합의가 이뤄진 점을 들어 이들에게 선고됐던 사형을 종신형으로 감형해 추방을 통한 석방의 길을 열어놓았다.

이들은 리비아의 벵가지아동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어린이 환자 400여 명에게 HIV 오염 혈액을 수혈한 혐의로 99년 2월 구속기소돼 지난 11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었다.

리비아 검찰은 이들이 에이즈 치료법 실험을 위해 어린이들에게 HIV 오염 혈액을 조직적으로 수혈했다고 기소했지만 피고인들은 병원의 위생상태가 나빠 빚어진 사고였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지금까지 오염 혈액을 수혈받은 어린이 가운데 56명이 사망했다.

불가리아 정부를 대신해 피해자 측과 협상해온 EU는 피해 어린이 부모에게 1인당 100만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치료기금 재원을 확충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번 석방 과정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세실리아 여사가 막판에 큰 역할을 했다.

세실리아 여사는 의료진의 사형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 12일 리비아를 방문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만나 이들의 선처를 호소한 데 이어 이번에도 클로드 게앙 엘리제궁 비서실장을 동행하고 리비아로 직접 가 불가리아 간호사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데 이용한 프랑스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했다.

이날 불가리아 간호사들의 석방 소식을 제일 먼저 공개한 것은 엘리제궁이었다.

세실리아 여사는 이번 리비아 방문 중에도 카다피 원수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에서 수감중인 불가리아 간호사와 팔레스타인인 의사 석방 성사는 지난 5월 취임한 사르코지 대통령이 제시한 대선 공약 중 하나였으며, 사르코지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의 일환으로 25일 리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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