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이 취임한 지 약 3개월이 흘렀다.
그간 기관 업무 파악에 주력하며 이른바 ‘적응기’를 거쳤던 그가 최근 첫 실부장급 인사와 부서 개편을 단행하며 본격적인 조직 재구성에 나섰다.
이번 인사발령은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1급 실장 인사는 차치하고 2급 부장 인사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심평원의 전체 2급 직원 152명(2026년 1분기 기준) 중 절반이 넘는 80여 명의 부장 자리가 대거 이동했다.
통상적으로 1급과 2급 인사를 동시에 발표하던 관행도 깼다.
1급 인사 단행 후 열흘가량의 시차를 두고 2급 인사를 별도로 발표하는 선택을 했다.
아울러 직무대리 수도 꽤 많은 부분 등, 역대 심평원장들의 첫 인사와 비교해 봐도 유례를 찾기 힘든 다채로운 개성이 돋보인다.
이 같은 전례 없는 행보를 두고 안팎의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관행을 깨는 신선한 시도라는 긍정적 시각도 존재하지만, 무리한 변화가 자칫 조직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기획상임이사, 보험수가상임이사, 심사평가상임이사, 심사평가정책연구소장 등 핵심 임원 자리가 여전히 공석인 상태에서 단행된 대규모 인사인 만큼 새로운 리더십에 적응해야 하는 내부의 짐은 더욱 무거워진 실정이다.
신선함과 파격이 심평원을 한 단계 더 성장하게 할 동력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불협화음의 씨앗이 될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것은 기관장으로서는 필연적인 수순이다.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홍승권 원장의 ‘적응 기간’은 공식적으로 종료된 것과 마찬가지다.
심평원장으로서 세 달간 조직의 특성을 파악하고 신중하게 내린 첫 결단인 만큼, 이제부터는 연습이 아닌 본 게임이다.
앞으로 기관장의 모든 결정과 선택은 심평원 전체의 방향성을 좌우하고, 나아가 국민과 의료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독특함이라는 수식어만으로는 험난한 보건의료계의 현안을 온전히 풀어갈 수는 없지만, 편견 없는 신선함 자체는 무기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갓 취임한 기관장이라는 꼬리표를 뗀 이상, 첫 승진 인사에서 보여준 선택이 단순한 인사가 아니었음을 스스로 입증해 나갈 숙제가 책상 앞에 놓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고, 반대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호응과 좋은 평가를 얻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이제는 빌드업을 마치고, 실제 정책적 결과물로 화답하기 위해 뛰어야 할 때가 왔다.
심평원 안팎의 수많은 눈과 귀가 적응기를 끝낸 홍승권 호의 진짜 실력을 예의주시하는 시점이 도래했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