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체험·품질관리 삼박자로 신뢰도 제고…단순 보조 넘어 삶의 질 높이는 도구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센터장 홍성현)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내 최초로 설립된 복지용구 전문 연구 조직이다.
고령자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복지용구의 실증·체험·평가를 수행하며, 최근에는 AI 돌봄로봇과 같은 신기술 제품 검증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병원신문은 최근 홍성현 센터장과 김진호·박선주 팀장을 만나 센터 설립 취지, 운영 성과, 향후 비전 등을 들어봤다.
장애인보조기기는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되지만, 복지용구는 기성품이 많아 어르신의 신체상태나 생활환경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어르신들이 본인 상황에 맞는 제품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는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바로 이 지점이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의 설립 배경이다.
홍성현 센터장은 “복지용구 등 다양한 고령친화용품을 실증해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센터의 핵심 목표”라며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어르신들이 스스로 각자의 생활환경에 가장 잘 맞는 복지용구를 선택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센터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센터는 상설, 이동형, VR 온라인 전시체험관을 통해 국민 누구나 복지용구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홍 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8만8천여 명이 전시체험관을 다녀갔는데 방문객 만족도 조사에서 ‘매우만족’ 85%, ‘만족’ 14.4%로 거의 전원에 가까운 99.4%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전시체험관이 고령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88.6%가 ‘매우 도움이 됐다’고 답한 부분을 주목할 만하다.
홍 센터장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직접 체험을 통해 제품 이해도가 높아지고 고령자 인식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라며 “현장에서 제품을 보고 만져볼 수 있어 반응이 아주 긍정적이고, 지역 주민과 종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VR 기반 온라인 전시체험관은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활용 가능해 장기요양 수급자, 기관 종사자, 관련 업무 담당자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온라인 전시체험관에 품목별 제품 선택 가이드를 추가해 신체 기능상태와 생활환경에 따라 적정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콘텐츠를 고도화하겠다는 게 센터의 계획이다.
복지용구의 안전한 사용법을 알리기 위한 ‘올바른 복지용구 사용법’ 책자와 온라인 콘텐츠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박선주 팀장은 “현장에서 ‘제품 선택에 도움이 됐다’, ‘사고예방에 효과적이다’는 피드백이 많았고, 어르신 본인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된 점이 좋다는 반응도 있다”며 “앞으로는 사용법 설명을 넘어 신체상태별 선택 기준까지 담은 가이드로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지난 10월 복지용구 품질관리 강화를 위한 ‘국가공인시험기관(KOLAS)’ 인증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건보공단이 주도적으로 품질 시험을 할 수 있고, 필요시 다른 기관과 협력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김진호 팀장은 “이번 KOLAS 인증 획득으로 시험 결과의 공신력 확보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제품을 직접 검증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복지용구의 품질 수준을 높이고, 신뢰성 있는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들이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근 복지용구 영역은 불편함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신기술과 결합해 예방·재활·정서지원까지 통합적으로 돕는 새로운 패러다임 형태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대부분 이동 보조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예방과 정서지원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복지용구가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AI 돌봄로봇은 정서적 안정과 인지기능 유지에, 이승보조기기는 돌봄 인력의 부담 완화와 낙상사고 예방에 이바지하고 있는 요즘이다.
고령자가 사용하는 복지용구는 특성상 안전이 최우선이다.
잘못된 제품 선택이나 부적절한 사용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센터는 국내외 복지용구 사고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해서 제품 선택 가이드를 제작 중이다.
박선주 팀장은 “주기적으로 소모품을 교체하지 않아 생긴 사고나 어르신 환경과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다가 발생한 사고 등이 꽤 발생한다”며 “이런 사례들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제품을 쓰면 안전한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해당 가이드는 실사용자의 생활환경에 맞는 제품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까지 안내하는 자료라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업과 협력해 실제 생활공간을 재현한 ‘리빙랩(Living Lab)’도 센터만의 자랑 중 하나다.
‘리빙랩’이란 거실, 주방, 욕실 등 실생활 공간에서 어르신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실증형 테스트 환경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개발한 제품의 실사용자 의견과 현장 종사자 의견을 즉시 반영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김진호 팀장은 “연세대 산학협력단 등 3개 기관, 5개 제품이 참여해 10월부터 본격적인 테스트에 들어갔다”며 “이를 통해 제품 품질 향상과 산업 활성화가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센터의 중장기 비전은 ‘돌봄 인력 부족’이라는 사회문제와 맞물려 있다.
홍성현 센터장은 “초고령사회에서는 돌봄 인력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복지용구가 단순 보조를 넘어 일부 돌봄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다짐했다.
홍 센터장은 “품질관리체계를 강화하고 AI 신기술 제품의 효과를 검증해 급여 품목을 확대, 체험 기회와 정보제공까지 넓혀 어르신이 스스로 필요한 복지용구를 선택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복지용구 생태계를 만드는 게 센터의 비전”이라고 부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