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검증·실증’ 삼박자 갖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상태바
‘전시·검증·실증’ 삼박자 갖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5.11.05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용자 중심’ 복지용구의 새 기준 마련…고령친화산업의 길 선도
상설전시 및 이동차량전시 총 448개 제품 전시…체험형 구조 특징
국가기술표준원 운영 KOLAS 공인시험기관 인정 획득하며 겹경사
사용성평가 및 급여적정성 제고 연구도 진행…방문객 꾸준히 증가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병원신문.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2022년 11월 원주에 문을 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센터장 홍성현)’는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다.

전시·체험을 통해 사용자 선택권을 넓히고, 시험검사와 사용성평가로 급여 품목의 안전성과 적정성을 검증하며, 리빙랩(생활실험실)으로 산업과 현장을 연결하는 ‘보험자 직영’의 실증 연구 거점이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일들은 ‘어르신들이 집에서 가능한 한 오래, 안전하게,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이라는 명제를 현실로 바꾸고 있다.

고령사회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그 속에서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품위 있게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게 숙제인데,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는 그 실험 기지이자 새로운 모델의 출발점이다.

병원신문은 최근 건보공단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를 직접 방문해 설립과정과 현황, 향후 과제 등을 짚어봤다.
 

‘복지용구의 신뢰’를 위해 건보공단이 직접 운영

전시체험부터 검증·실증까지…‘통합형 공간’ 특징

국민건강보험공단 전경.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 전경. ⓒ병원신문.

우리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순간 돌봄은 가정과 요양시설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과제로 전환된다.

그러나 복지용구 시장은 여전히 영세 사업자 중심 구조이고, 제품별 품질 차이나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수급자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용품을 제대로 선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건보공단은 ‘보험자 역할 강화’의 일환으로, 공적 검증과 품질관리 체계를 갖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상설전시체험관.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상설전시체험관. ⓒ병원신문.

2020년 7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선도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 과제 선정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국토교통부의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연계 협업사업’을 거쳐, 2021년 4월 국고지원금 45억 원이 확보되면서 센터 설립에 속도가 붙었다.

건보공단은 원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외부 건물을 임차해 2022년 11월 센터의 문을 열었다.

센터 규모는 총 4층(건물 2~5층)에 약 650평이며 전시체험관, 시험검사실, 사용성평가실, 교육장, 사무실 등으로 구성됐다.

인력은 복지용구 품질관리 및 급여적정성 관련 연구를 시행하는 연구직 8명과 전시체험관 운영 및 청사 관리를 맡고 있는 요양직·행정직 7명 등 총 15명이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이동전시체험관.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이동전시체험관. ⓒ병원신문.

전시제품은 상설전시 378종과 이동차량전시 70종을 합한 총 448개로, 시험장비(소음시험실, 염수분무시험실) 25개와 사용성평가 장비 10개까지 모두 포함할 경우 500개가량의 제품·장비가 센터에 자리를 잡은 셈이다.

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체험’과 ‘검증’을 한데 모은 구조에 있다.

우선, 상설전시체험관은 경증·중등도·중증 신체별로 제품을 분류·전시하고 실제 실내·외 환경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게 장점이다.

복지용구 335종(급여 182종, 비급여 153종)을 비롯해 장애인 보조기기 43종 등 총 전시제품 378개가 상설 전시장에 진열됐다.

전시제품은 계속 확대 추세인데, 공모를 통해 지역우수·신기술 적용 16개 제품을 무상 전시하고 박람회 전시 대상 신제품 17개를 발굴·전시한 것이 그 예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온라인전시체험관(VR).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온라인전시체험관(VR). ⓒ병원신문.

원주에 위치한 상설전시체험관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찾아가는 전시인 ‘이동전시체험관’도 2023년 4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5톤(t) 특장차를 활용해 침실·화장실 등 생활공간을 차량 안에 구성하고 70개 제품을 전시, 지역의 노인 축제 및 박람회 등을 찾아가 체험 기회를 제공해 원거리 거주자와 거동 불편자의 접근성을 개선한 형태다.

2024년 12월부터는 시·공간 제약까지 뛰어넘은 온라인전시체험관이 도입됐다.

상설전시체험관의 온라인 가상현실(360° VR) 환경을 구축해 올바른 복지용구 사용법 등 48개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사용자를 상시 기다리고 있는 것.

그 결과 2025년 8월 31일 기준 누적 방문자 수는 88,134명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온라인 VR을 통한 접근성 확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상설 5,498명, 이동 18,781명, 온라인 63,855명).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방문현황.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방문현황. ⓒ병원신문.

이와 함께 2023년 10월 이후 제작·보급되고 있는 ‘올바른 복지용구 사용법 책자’는 안전한 복지용구 급여이용을 위한 급여품목별 구체적인 사용법과 제품 선택시 고려사항 등의 가이드가 수록돼 이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홍성현 센터장은 “향후 돌봄 종사자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돌봄현장용 복지용구 사용법’을 제작해 이동전시체험관과 연계, 찾아가는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라며 “기존 ‘올바른 복지용구 사용법’에 사용자의 기능상태와 생활환경별 적정 복지용구 제품 선택법 등을 추가해 내용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품질유지 위해 ‘표준규격’ 검사·검증

KOLAS 공인시험기관 인정 획득 쾌거 이뤄

시험검사실과 사용성평가실에는 물리·화학 시험 표준규격에 따라 제품의 성능·안전성을 검사하는 시험장비 25대와 사용성평가 장비 10대가 마련돼 있다.

복지용구가 장기요양급여로 지급되기 위해서는 ‘표준규격’ 충족 여부가 필수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에서는 각종 품질시험이 가능하다.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에서는 각종 품질시험이 가능하다. ⓒ병원신문.

이는 복지용구 품질유지 및 향상을 위해 유통 중인 급여제품에 대해 적합여부를 검증하는 개념으로, 센터는 해당 규격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품질검사를 외부 위탁시험기관과 자체시험으로 병행 수행한다.

연도별 품질사후관리 실시 횟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탁시험은 35개(2023년) → 40개(2024년) → 49개(2025년)로, 자체시험은 5개 → 9개 → 18개(2025년)로 각각 늘었다.

특히, 센터는 2022년부터 준비한 전동침대 4개 항목(정격하중, 안정성, 내구성, 도장막두께)의 ‘KOLAS’ 공인시험기관 인정을 10월 2일 최종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건강보험고령친화센터 KOLAS 인정서(왼쪽), 인증 동판(오른쪽 위) 및 스텐레스판(오른쪽 아래). ⓒ병원신문.
건강보험고령친화센터 KOLAS 인정서(왼쪽), 인증 동판(오른쪽 위) 및 스텐레스판(오른쪽 아래). ⓒ병원신문.

‘KOLAS(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는 시험기관의 품질시스템 및 기술력 등을 평가해 시험능력이 있다고 승인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의 공식 인정 기구다.

즉, 건보공단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의 자체 시험 능력과 결과 신뢰도가 ‘국가공인 근거’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홍성현 센터장은 “한국인정기구 KOLAS 공인시험기관 지위 획득으로 인해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의 품질사후관리에 대한 대외 공신력을 확보, 상시 품질관리체계를 구축하게 됐다”며 “내년에는 인정 항목을 58개로 늘리고, 2028년까지 176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용자 눈높이’ 평가로 정책연구 근거 축적

리빙랩 환경 제공해 제품개발 적극 지원 중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의 또 다른 역할은 ‘사용성평가’다.

고령자의 신체능력, 환경, 사용 행태 등을 분석해 ‘제품별 사용성평가 기준’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급여 확대 후보 품목을 제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센터는 고령자의 안전한 복지용구 이용과 합리적인 급여체계 확립을 위해 사용성평가 및 급여적정성 제고 연구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올바른 복지용구 사용법 예시. ⓒ병원신문.
올바른 복지용구 사용법 예시. ⓒ병원신문.

고령층의 신체적 취약성을 고려해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급여 품목의 합리적 확대와 가격 산정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종합 연구인 것이다.

센터는 우선 국내외 고령친화제품의 시장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AI 돌봄로봇, 이승보조기기, 세정보조, 식사보조, 인지보조 등 총 16개 품목을 급여 확대 후보군으로 발굴했다.

이들 각 품목별 안전성, 유효성, 편의성을 중심으로 한 사용성평가 기준을 개발해 향후 신규 급여 결정의 과학적 판단 근거로 제시하겠다는 게 센터의 계획이다.

아울러 복지용구 사용 중 발생한 사고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해 신체 특성과 생활환경에 맞는 제품선택 기준도 마련 중인 센터다.

한국소비자원,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일본 테크노에이드협회 등 국내외 기관의 자료를 활용해 위험관리형 가이드라인을 도출해 사용자·보호자·기관 모두에게 실질적인 안전 지침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건보공단 고령화친화센터 전시체험관 신기술 제품, 박람회 발굴 제품 등 현황
건보공단 고령화친화센터 전시체험관 지역우수 신기술 제품 및 박람회 참여 발굴 제품 현황 등. ⓒ병원신문.

급여 관련 이슈사항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개선 연구도 시행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배회감지기 급여 활성화 방안, 낙상예방 복지용구 이용효과 분석, 복지용구 적정가격 산정방안 검토 등을 들 수 있다.

일부 품목의 경우 제품 기능 및 가격 범위까지 설정해 향후 급여 가격협상 시 근거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끝으로 센터는 실제 생활공간을 모사한 ‘리빙랩’ 환경을 구축해 기업 및 대학 산학협력단이 개발 중인 고령친화용품을 실험·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거실, 주방, 야외 등 현실감 있는 테스트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제품의 사용성·편의성 개선을 위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 것으로, 현재 AI기술 기반 보행보조차 등 3개 기관의 5개 제품이 리빙랩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홍 센터장은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어르신들이 스스로 생활환경에 가장 잘 맞는 복지용구를 선택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의 핵심 목표”라며 “복지용구가 일부 돌봄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까지 낼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라고 언급했다.

ⓒ병원신문.
홍성현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센터장. ⓒ병원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