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진통제 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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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진통제 활용하기
  • 윤종원
  • 승인 2006.07.1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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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는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약 중 하나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약물 내성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진통제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흔히 쓰이는 진통제에 대한 오해와 궁금증을 풀어 보자.

■ "웬만하면 참지" = 물론 통증이 있다고 해서 항상 진통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일단 사용하기로 했다면 확실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리통, 치통 같은 급성 통증에는 용법에 표시된 충분한 양을 처음에 복용한 후 점차 감량해야 소량의 진통제로 빠르고 강한 진통 효과를 오래 볼 수 있다.

관절염 등의 만성 통증은 진통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적은 양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해져 더는 견디기 힘들 때가 되면 더 많은 양의 진통제가 필요하고, 부작용도 더 심하게 경험할 수 있다.

급성 통증이건 만성 통증이건 가장 나쁜 방법은 불충분한 양의 진통제를 불규칙적으로 조금씩 더해가며 투여하는 것이다.

■ "내성이 생기잖아요" = 장기간 약을 사용할 때 약효가 점점 줄어 동일한 효과를 보기 위해 용량을 점차 늘리게 되는 현상을 "내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진통제의 경우 진통작용에 대한 내성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물론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진통제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대부분 원인 질병이 악화돼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지 내성이 생겨서가 아니다. 원인 질병이 호전되고, 통증이 약해지면 진통제 투여량도 다시 낮아진다.

■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 "타이레놀"이라는 상품명으로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은 열나는 데, 두통, 치통, 생리통, 관절통 등에 가장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 중의 하나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달리 소염 작용은 거의 없지만 위궤양 등의 위장관 부작용을 거의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살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어린이에게 이 약을 일차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시럽 형태의 약도 나와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양을 복용하면 간 효소치가 상승할 수 있다. 알약 한 알이 500~650mg인데, 하루 4g 이상은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간염이나 과음으로 평소 간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이 점을 주의하는 게 좋다.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 중 하나이며 진통, 해열작용과 함께 소염작용이 뛰어나 관절염에서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이는 데 흔히 사용된다.
"아스피린", "부루펜", "낙센" 등이 여기에 속하며, "트라스트", "케토톱" 등 붙이는 관절염 약의 주성분도 바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다.

그러나 위벽 보호 물질이 분비되는 것을 억제해 소화불량, 속쓰림 등의 흔한 부작용 뿐 아니라 위궤양, 위출혈과 같은 드물지만 위험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아스피린, 부루펜, 나프록센 등 일부 약은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고, 상당수의 약품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처방전이 필요하다.

보통은 진통 효과가 강한 약일 수록 부작용의 위험도 높아 사용시 주의가 필요한데, 노인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은 부작용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예방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한편, 이 중 가장 오래 된 약인 아스피린은 얼마 전부터 지혈작용을 하는 혈소판 기능을 강력히 억제하는 것이 밝혀져 진통 소염제로는 잘 쓰지 않고, 대신 저용량으로 심장병이나 뇌경색을 예방하는 데 쓰인다.

■ "이 약은 안 들어요" = 같은 계열의 약이라도 사람에 따라 듣지 않는 약이 있을 수 있다. 또, 비 마약성 진통제는 일정 단계 이상에서는 투여량을 늘려도 진통 효과가 강해지지 않는 특징이 있어서 더이상 용량을 늘리는 게 무의미해 진다.

진통효과를 높이기 위해 두 가지 이상의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를 병용하는 것도 효과보다 부작용 위험이 높아져 추천되지 않는다.

한 가지 약을 적정 용량으로 2주 이상 사용해도 효과가 미흡하다면 계속 복용량을 늘리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다른 약을 찾아 본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마취과 최규택 교수)
<의학전문기자ㆍ가정의학전문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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