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지원업무 제도화 두고 의견 분분
상태바
진료지원업무 제도화 두고 의견 분분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8.20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간호사 적극 활용 vs (가칭)전담간호사도 필요
전담간호사 직역화 불필요…병원 현장의 한 형태일 뿐
정부, 진료지원업무 수행 절차나 요건 등 병원에 의무 부여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합리적 제도화 방안' 국회 정책토론회ⓒ병원신문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합리적 제도화 방안' 국회 정책토론회ⓒ병원신문

의대정원 확대로 인한 전공의 집단 사직사태로 의료현장의 부족한 의료인력을 대신하기 위해 현재 시범사업 중인 ‘간호사 진료지원업무’를 제도화 할 경우 (가칭)전담간호사가 아닌 전문간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간호과학회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지금의 새로운 형태의 ‘(가칭)전담간호사’를 법제화하는 것은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해 환자뿐 아니라 그 일을 하는 간호사조차 위험에 노출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 이와 다르게 전문간호사는 교육과정과 철저한 관리체계를 거쳐 자격시험 통과해 정부가 자격증을 부여한 만큼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담간호사를 지역화할 필요는 없다면서 병원 현장의 한 형태인 만큼 전담간호사를 전문간호사로 대체할 이유가 없다고 의견을 개진해 간호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모양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김윤‧서미화‧장종태‧전진숙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8월 19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간호사 진료지원 업무, 합리적 제도화 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최수정 성균관대학교 임상간호대학원 교수(한국간호과학회 정책소위원장)는 인턴과 전공의 부재로 인한 의사 업무를 대신하기 위한 인력으로 현행 제도화된 전문간호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간호사 진료지원 시범사업은 인턴과 전공의의 업무를 간호사에게 맡긴 것과 다름 없다”면서 “전담간호사는 일반간호사였다가 병원에서 시키면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간호업무 수행을 위한 간호사 면허는 있지만 진료지원 업무 수행을 위한 자격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간호사는 의료법에 역할과 업무 범위가 명확히 규정돼 있다. 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 3년 이상의 임상 경력이 필요하고 교육과정 역시 총 33학점 이상 획득해야 하며 300시간 임상실습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대한간호협회에서 1, 2차 시험을 거쳐 보건복지부로부터 자격을 부여 받는다. 반면 전담간호사의 경력 조건은 3년 이상, 교육은 80시간 이수하면 되는데 관리체계나, 자격, 역할과 업무 범위 명시도 없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데 10~11년이 소요되는 것처럼 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간호대학 4년과 간호사 경력 3년 이상, 전문간호사 교육 석사과정 등 국가시험 후 전문간호사 자격 취득까지 최소 9년 이상이 소요된다”면서 “간호사에 위임된 진료지원 업무는 인턴과 전공의 과정이므로 간호사에게 위임된 진료지원업무는 인턴과 전공의가 하던 일을 넘겨받게 되는 것으로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의료법 27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80시간 교육처럼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간호사가 인턴과 전공의의 업무를 대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게 최 교수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전문적 판단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기술은 필요하나 단순한 업무와 전문적 판단 및 리더십, 협진이 필요한 업무로 구분해야 한다면서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 대해서는 지원 자격, 교육, 역할과 업무 범위, 관리체계, 자격 또는 면허를 명확히 갖춘 전문간호사가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를 간호사, (가칭)전담간호사, 전문간호사로 구분할 것이아니라 현재 의료법에 명시된 전문간호사와 간호사로 구분해 높은 수준의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상급 실무는 전담간호사가 맡고 반복술기, 단순처치, 단순설명은 간호사가 수행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자격을 갖춘 전문간호사가 활성화되면 환자에게는 서비스 접근성 증가, 만족도 증가, 치료결과 개선이 이뤄지고 의료진은 수련의 처우개선, 전문의 업무부담 감소, 팀단위 진료 강화, 의료기관은 진료과별 인력 불균형 해소, 직원 이직 및 사직률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의료인력 부족개선, 의료대란 방지, 일차진료 강화, 국민건강향상 등 의료시스템도 개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제도화 방안' 국회 정책토론회 참석자들ⓒ병원신문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제도화 방안' 국회 정책토론회 참석자들ⓒ병원신문

이어진 토론에서는 진료지원업무를 전문간호사 중심으로 대체하자는 주장과 기존 시범사업처럼 (가칭)전담간호사를 운영하자는 의견이 함께 개진됐다.

한지은 분당서울대병원 전담간호사는 “외국은 의료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중간수준의 상급 실무 제공자로 비의사직을 교육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간호사 출신의 직군이 전문간호사”라면서 “의사와 일반 간호사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수준의 전문가로 국외 사례를 참고하시면 의사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간호사 국가고시가 올해 21회로 지난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전문간호사 수는 1만7,346명”으로 “이렇게 이미 질 관리가 확인된 자격 요건을 충족한 간호사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는데, 정부와 병원은 전문간호사 업무 범위를 왜 확대하지 않고 일반 간호사를 전담간호사로 배치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전담간호사는 위임된 업무를 전담해서 하는 사람이고 전문가는 사실 프로페셔널한 개념이 분명히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절대 헷갈려서는 안 된다”며 “각자의 역할에 있어서 분명히 역할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병원 안에서나 간호사회에서도 전담간호사와 전문간호사에 대한 개념이 많이 혼란스러운 것 같은데 그래서 저는 명확하게 분리는 좀 필요하다”면서 “각자의 역할은 모두 중요하고 전문간호사의 처우개선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공의 복귀에 따른 업무 상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전담간호사를 직역화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한수영 병원간호사회 회장은 “의료대란 이후 전공의 업무 공백을 위해서 우후죽순으로 임상전담간호사가 증원됐으나 문제는 업무 전환이 간호사 본인들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간호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전공의가 언제가 복귀할 경우 많은 업무가 상충돼 또 다른 갈등과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회장은 이어서 “전담간호사를 직역화 할 필요는 없다. 전담간호사는 병원 현장에서 그냥 병동 간호사, 중환자실 간호사, 응급실 간호사 이런 것처럼 한 형태일 뿐”이라며 “인턴이나 전공의 업무 중 단순한 업무는 전담간호사의 어떤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나서 하면 되고 고난이도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 간호사들은 모두 전문간호사화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정미 대한간호협회 의료공백 위기대응 TF 위원장은 “정부가 발표한 인턴 전공의가 없는 전문의 중심 상급종합병원으로의 구조 전환 및 실현을 위해선 전문간호사뿐만 아니라 (가칭)전담간호사가 수행하는 진료 지원 업무의 명확화와 그들이 제도권 내에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들만의 역할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자격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가칭)전담간호사의 자격 체계란 전문간호사와 동일한 석사학위 교육을 기본으로 하는 국가 자격 체계가 아니며 협회가 추진하는 전담간호사의 자격 체계란 숙련된 간호사가 진료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공인된 기관의 공신력 있는 교육을 통해 정해진 기준과 요건을 충족했음을 증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전담간호사 80시간 교육은 현 의료공백 특수 상황에서 한시적 긴급 대응을 하기 위해 협회가 마련한 집중 교육 시간”이라며 “이 시간이 모든 분야의 전체 교육 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오는 8월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간호법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진료지원업무와 관련해 명확한 관리체계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혜린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여전히 우려하는 부분은 진료지원업무가 제도화됐을 때 병원에서 신규간호사를 당장 수술방에 투입하는 형태로 변질을 가장 우려하는 것 같은데 철저하게 임상 경력과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약속”이라면서 “복지부가 관리방안을 만들 것이고 임상 경력 같은 경우는 현재 시범사업 단계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권고 수준에 있으나 법제화가 되면 일정 수준의 기준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과장은 “교육과 관련해선 단순한 업무는 기본교육을 통해서 하고 고난이도 높은 수위의 업무들에 대해서는 더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투트랙으로 업무체계를 생각하고 있다”며 “자격화에 대한 의견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 사실 별도의 전담간호사 자격이라는 것을 정부에서 신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전문간호사가 분명히 필요한 업무의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업무 범위를 설정할 때 전문간호사에게만 허용되는 형태의 업무가 있을 것이며 지금은 9개밖에 안 되지만 검토를 통해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제도와 관련된 보상에 대해 정부에서 진료지원 간호사를 얼마 이상 배치하라는 기준까지 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했다.

박 과장은 “왜냐면 이것은 직무를 허용하는 범주의 이야기이고 이 진료지원 간호사들을 반드시 병상별로 얼마씩 두어야 하는 개념일지는 좀 의문”이라며 “다만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절차나 요건들에 대해 병원에 의무를 부여하고 그 의무 안에서 진료지원업무를 한다고 하면 고난이도에 업무에 전문간호사만 수행하도록 허용된 부분이 있으니 그 영역에서 전문간호사를 어느 정도 채용해야 한다는 식의 개념을 설정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박 과장은 “일단 현재 간호사들이 수행하고 계신 직무들에 대한 보호차원에서 이를 법제화하는 것이고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는 사실 그동안 수면 위에 꺼내놓고 심도 깊은 논의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있다”면서 “정부도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고 걱정하는 부분들에 대한 우려가 없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