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 ‘필수의료 강화’‧‘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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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성모병원, ‘필수의료 강화’‧‘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집중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3.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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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시현 은평성모병원장, “수도권 서부북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심뇌혈관병원’ 개원 목표,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강화
배시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제4대 병원장이 11월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병원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배시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제4대 병원장이 11월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병원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은 국내를 대표하는 병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습니다. 안정된 필수의료를 바탕으로 중증질환 최종 치료가 가능한 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해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이루겠습니다.”

지난 9월 1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제4대 병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배시현 병원장(소화기내과)은 11월 23일 오후 4시 은평성모병원 16층 회의실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병원의 운영의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장기이식과 심장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등 중증 및 응급질환을 집중 육성하고 노년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춘 안질환, 근골격계질환, 소화기질환, 내분비질환 등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개원과 동시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행한 환자경험평가에서 전국 4위, 서울 종합병원 1위라는 성과로 이어졌고 이후 평가에서도 전국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환자들에게 인정받는 병원으로 지역사회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배시현 병원장은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5년 차로 이제는 톱니바퀴가 착착 맞아 돌아가듯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들이 만들어졌다”면서 “그러나 오히려 지금이 은평성모병원에 정말 중요한 시기이자 10년 대계를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도약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필수의료체계 강화’와 ‘수도권 서북부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꼽은 배시현 병원장이다.

완결형 의료체계란 지역이나 권역 내에서 발생하는 중증-응급 환자의 최종 치료를 책임지고, 전문 치료 역량을 강화해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중증진료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배시현 원장은 “응급의료와 소아청소년 진료 등 국가적으로 필수의료 붕괴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취임 직후부터 필수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안정된 필수의료체계 확보가 우선돼야 상급종합병원 진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당시부터 병원 개원 만 5년이 되는 2024년을 상급종합병원 진입 목표로 삼았지만 경증환자 기준이 강화돼 그 기준을 맞추지 못해 상급종병 신청을 할 수 없었다.

병원이 지역에 안착을 하기 위해 여러 병원의 상황을 다 고려해야만 했고 지역과의 협업을 중시하다보니 다양한 환자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배시현 병원장은 “지역 내 필수의료체계 정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중증‧응급질환 환자들의 유입을 늘리고, 이런 성과를 기존의 중점 육성분야 활성화와 연계해 수도권 서북부에서 완결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은평성모병원은 현재 △심장혈관병원 △뇌신경센터 △장기이식병원 △혈액병원 △암센터를 중점 육성 분야로 특화해 인력과 시설 전반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또한 심장혈관병원과 뇌신경센터는 119 구급대와 함께 신속이송 프로세스를 구축한 상태로 응급의료센터와 연계한 24시간 원스톱 대응체계를 가동하는 등 이미 필수의료체계를 지탱하는 거점병원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은평성모병원이 구축한 심뇌혈관질환 신속이송 프로세스는 환자들의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증상 발생 후 응급의료센터 도착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하고 의료진과 구급대가 사전에 공유한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병원 도착 후 검사와 치료에 이르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배시현 병원장은 “은평성모병원은 현재 은평구 관내에서 심뇌혈관 환자들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에 처하지 않도록 은평소방서를 비롯한 지역 유관기관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라며 “향후 마포구, 서대문구까지 적용 지역 확대를 고려한 환자이송 앱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제 임기 동안에는 심장혈관병원과 뇌신경센터를 하나로 합쳐 심뇌혈관병원을 꼭 만들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배시현 은평성모병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배시현 은평성모병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가톨릭 영성 실현을 위해 지난 2021년에 문을 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을 알리고 성장시키는데 더 많은 관심을 쏟겠다고 했다.

은평성모병원은 생명나눔을 실현하는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2021년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을 개원, 젊고 유능한 의료 인력을 앞세워 초고난도 이식으로 분류되는 소장이식 등에 성공했다. 지난 8월에는 국내 최초로 뇌사 기증자의 신장을 로봇으로 이식하는 등 수준 높은 이식 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장기이식병원은 각막이식 101례, 간이식 67례, 신장이식 88례, 심장이식 14례, 소장이식 2례, 췌장이식 2례, 신췌장 동시이식 1례, 폐이식 1례 등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배시현 병원장은 “장기이식병원은 임상적 성과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식을 망설이는 소외계층 환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뇌사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위령미사와 장기기증 희망등록 캠페인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해 기증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직 홍보가 미흡한 부분도 있고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기 이식분야는 가톨릭 영성을 실천하는 데 가장 적합한 부분인 만큼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이 은평성모병원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혈액병원의 경우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가톨릭혈액병원 네트워크의 한 축을 맡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다발골수종센터를 설립했으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첨단 무균병실 14병상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조혈모세포이식 누적 319례, 2023년 121례를 시행할 정도로 충분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배시현 원장은 “암센터 역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당장 빅5 병원의 아성을 뛰어넘긴 어렵지만 암 코디네이터 도입 등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첨단 로봇수술기 추가 도입 및 로봇수술 코디네이터 배치 등 진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함께 연구 인력 증원과 시설 증설을 통한 첨단재생의료기관 지정에 성공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특히 개원 당시부터 스마트 병원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만큼 실질적인 스마트 병원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평성모병원은 간호사들이 기록 업무에 사용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오히려 환자를 돌보는 시간 감소로 이어져 환자와의 소통과 안전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음성인식 모바일 간호기록 플랫폼 ‘Vobile ENR’ 도입해 운영 중이다.

배시현 병원장은 “처음 2개 병동에서 시작해 현재는 병원 6층부터 15층까지 모든 병동에서 활용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인근 병원들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은평성모병원을 많이 찾아 주고 있다”고 자부했다.

또 “환자가 편리하게 자신의 식단 등을 침상위에서 고를 수 있고 처방 식단도 조절할 수 있어 지금은 가장 스마트한 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은평구와 은평성모병원을 연결하는 스마트 네트워킹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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