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들 “살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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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들 “살려달라”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3.08.30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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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병원 끝났지만 부정적 이미지로 환자 안와…‘경영’ 힘들어
복지부, 회복기 전담병원의 어려운 현실에 공감…중소병원 회복 위해 최선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장들이 간담회에 앞서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병원신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장들이 간담회에 앞서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병원신문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병원을 통째로 비워 코로나 환자를 전담했던 코로나 거점전담 중소병원들이 정부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말해 “살려달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8월 2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 시기 병원을 통째로 비워서 코로나 환자를 전담했던 거점전담병원 병원장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병원장들은 코로나19 병원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협력과 거점전담병원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실질적인 지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김철준 대전 웰니스병원장은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이라는 이유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철준 병원장은 “코로나19 병원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다른 병원으로 갔던 환자들은 돌아오지 않아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동안 구축했던 방역시설은 철거해 다시 의료시설을 새롭게 설치해야 하며 거점전담병원 역할 당시에는 의료진들이 대거 사표를 제출하는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감염병 전담병원의 이미지 잔류 △기존 환자의 주진료 병원의 변화 △직원 인건비, 직무 정상화 및 업무 인력 교체 문제 △방역시설 철거 외 의료시설 개보수 △의사인력 감소로 인한 회복기 보상금 삭감으로 인한 적자 누적 등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김철준 병원장은 “대전의 A 병원은 410병상의 규모의 코로나19 거점병원이었지만 2023년 코로나19 전담병원 종료 후 병상 가동률이 0%인 달도 있었다”며 “이후 병상 가동률이 차츰 회복했지만, 8월 현재에도 27%로 낮은 수준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전담병원이라는 대외적 이미지 개선에 사회적 협력이 필요하고 회복기 의사채용비율 기준 지원금 삭감을 재고하는 등 정부가 나서서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병관 서울 혜민병원장은 코로나19 당시 중소병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며 의료전달체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동시에 정부의 지원 방안을 제안했다.

김병관 병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중소병원의 역할이 매우 컸다”면서 “현재 의료전달체계에서 배후 진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2차 의료단계인 중소종합병원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응급실 과포화 상태 및 뺑뺑이 사태 등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배후 진료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의 위상을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정립하고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관 병원장은 “보건복지부가 손실보상을 전제로 지역 중소병원을 찾아다니며 음압병실 전환을 요청하고 독려한 것이 불과 1∼2년 전인데 감염병 사태가 안정화에 이르자 중소병원은 보건복지부 시야에서 멀어졌다”며 “중소병원협회 숙원사업인 법인화와 인수합병 허용, 세제 혜택, 전담부서 설치 등은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8월 2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담회를 개최했다.ⓒ병원신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8월 2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담회를 개최했다.ⓒ병원신문

이같은 중소 거점전담병원들의 경영 어려움과 정부 정책에 대한 섭섭함에 보건복지부는 현재 회복기에 있는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어려운 현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청취하고 있다고 했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거점전담병원의 어려운 현실에 공감한다”며 “현재 회복기에 있는 코로나19 전담병원의 현실적 어려움을 다양하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지방 의료원과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한 병원들의 어려움은 현장을 다니며 의견을 듣고 있는데 ‘코로나19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모습도 잘 알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함께 노력하고 홍보를 통해서라도 변화를 시켜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병원 경영상의 문제는 당초 보건복지부와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협약식에서부터 우려가 나왔던 이야기였다며 협약을 맺으면서도 회복기 기간 동안 어떻게 할지 이야기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정부 재정은 단돈 1원을 쓰더라도 명분과 근거, 원칙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고 예산처 산출 기준 원칙 안에서 지출해야 하는 경직성이 있다”고 변명했다.

중소병원과 관련해선 코로나19 이후 일반의료체계로 돌아서며 우리나라 전달체계에 허리가 없다는 문제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최근 병상수급 계획 발표를 통해 각 진료권별로 병상 수급 계획을 각 지자체에서 제출하게 하고 건강보험종합계획에서도 행위별 수가 한계가 명확해 다양한 지불제도 변경, 공공정책 수가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중소병원들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마무리 발언자로 나선 신현영 의원은 국난을 극복한다는 사명감으로 거점전담병원을 운영해 주신 병원장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노력하신 만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신 의원은 “사실, 지역에 뿌리내린 종합병원들은 코로나 이전에도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며 “질환만 다를 뿐,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환자를 충분한 진료 역량으로 흡수함으로써,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서 “이제는 코로나가 드러낸 우리나라 의료분야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제 역할을 못 하는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지역에서 거점 역할을 하는 종합병원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체계적으로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 혜민병원, 대전 웰니스병원, 고양 자인메디병원, 의정부 마스터플러스병원, 인천 검단탑병원, 용인 다보스병원, 남양주 한양병원, 인천 한림병원, 인천 뉴성민병원, 평택 박애병원, 성남 정병원, 용인 강남병원 등 10명의 병원장과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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