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번돈, 머리에 쓴다
상태바
머리로 번돈, 머리에 쓴다
  • 박현
  • 승인 2006.01.19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닉스전자 이충구 회장, 난치성 뇌질환자 위해 기금 전달
“성공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며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더불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윤추구와 성장만이 기업의 사명인 시대는 끝났습니다. 사회로부터 받은 만큼 사회에 보답해야 될 길을 찾은 것뿐입니다.”

헤어기기 시장점유율 국내1위 기업 유닉스전자㈜의 이충구 회장<사진>은 오는 23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 뇌질환환아를 위한 진료, 연구기금을 전달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아들이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유닉스전자 이충구 회장은 몇 해전 뇌질환 어린이환자(환아)들에 대한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 환아들의 고통을 알게 됐다. 평소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보답해야 하는 마음으로 지낸 그에게 환아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그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는 계기가 됐다.

“뇌질환은 성인들도 육체적으로 견뎌내기 힘든 병인데 이제 막 운동장에서 뛰어 놀아야 할 어린이들이 몸과 마음에 고통을 안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유닉스전자는 고객의 머리손질을 도와주는 헤어기기를 만드는 업체거든요. 78년부터 고객들의 머리스타일 관리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 때 결심을 했습니다. 머리(손질)로 번 돈, 머리(질환)에 쓰겠다고.”

이렇게 결심하던 중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장봉수(남. 11)군의 사연을 접하게 됐다.

장봉수 군은 2년 전 뇌염으로 인해 심각한 뇌신경장애 후유증을 앓고 있는 난치성 뇌질환 어린이다. 빚과 가난으로 힘겨운 생활을 이어오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국 1년전 이혼해 현재 어머니와 자폐증과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1급 장애아 동생 경수와 세 명의 가족 구성원이 하루하루 힘들게 병마와 싸우고 있다.

장봉수 군 가족에게는 기초생활 보호대상자로 지원되는 57만원과 두 아이의 1급장애로 받게 되는 한달 생활비 20만원이 한 달 생활비다. 이 중 동생 경수의 최소한의 재활치료비 40만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40만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한 달을 보내야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져 버리는 봉수 옆에는 누군가가 계속 붙어있어야만 하며 수술과 입원을 반복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최소한의 재활치료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장봉수 군의 사연은 하늘이 나에게 보답할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나의 도움이 봉수 군에게 가뭄의 단비처럼 힘을 줄 수 있길 바라며 항상 용기와 희망을 잊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장봉수 군은 현재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치료중이다. 20년 역사의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국내 유일의 소아전문 3차 의료기관으로 전국의 난치성, 희귀질병 환아들이 마지막 희망을 갖고 찾는 곳이다.

2006년 1월 현재 선청성 심장질환 수술 1만례, 소아과 치료 5천례 등 독보적인 진료성과와 함께 국내 소아 청소년 질환의 진료를 선도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936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누적적자와 어려운 가정의 환아 지원문제 등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 회장은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측에 기부뿐만 아니라 난치성 뇌질환 환아를 위한 프로그램을 후원하며 실질적으로 직접 시간을 내어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할 것이라고 전하며 최근 황우석 교수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으로 침체된 난치성질환 연구가 다시 활성화되는 데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