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기 두려운 1학년, 마음부터 다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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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기 두려운 1학년, 마음부터 다스려야
  • 박현 기자
  • 승인 2014.03.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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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상담 두려워 말아야, 적극적인 치료와 상담이 빠른 적응도와

이번에 초등학교 입학한 8세 여아를 둔 부산진구 당감동 이모 주부는 딸아이가 평소 사교성이 없고 부끄럼도 많아서 남들과 얘기하는 것을 꺼려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반면 막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박모 주부는 형들과 달리 집중력도 없고 유난히 부산스러운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나 일으키진 않을 지 노심초사이다.

해마다 입학시즌이 되면 '아침마다 학교에 가기 싫어해요',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성적이 안 나오네요', '학교에서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는 것 같아요' 등과 같은 고민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학부모들이 급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또 다른 세계로 발을 내디딘 아이들에게 학교는 새로운 도전이고 모험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혼란이나 문제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이 오래 지속되거나 아이가 심리적으로 계속 불안정해하는 경우에는 정서적 문제나 질병이 없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영유아기를 지나 성장기에 접어든 아동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과잉행동장애, 학습장애, 아스퍼거 장애, 분리불안장애 등 대표적인 정신건강 이상 징후들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최근 각종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말이 많거나 부주의한 실수가 잦으며 충동성이 강한 특징을 나타낸다.

흔히 생후 초기부터 까다롭다거나 활동이 많은 특징을 보이는 수가 많다. 그러다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흔히 발견된다. 여아보다 남아에게서 3∼4배가량 더 많이 발병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약 70∼80%는 만 4세 이전에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ADHD의 원인에 대해 유전적 요인, 뇌의 전두엽 기능 저하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출산과정에서의 뇌손상 등으로 본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아이나 부모의 잘못이 아니므로 아이를 나무라거나 부모 스스로 자책해서는 안 된다.

문제가 심각하지 않으면 약물치료 없이 환경조절이나 부모상담, 행동수정방법 등을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그러나 상태가 중한 경우에는 중추신경자극제와 항우울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학습장애

정상 또는 정상보다 높은 지능지수를 가졌으나 뇌와 신경계통의 기능이상으로 학습성취도가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뇌신경계통의 발달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발달장애다.

학습장애는 듣기, 생각하기, 말하기, 읽기, 철자, 수학적 계산 등에서 나타날 수 있다. 학습문제는 이 외에도 지능지수가 70 이하로 낮거나 기질적인 뇌손상을 가진 어린이에서 학습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습지체', 지능지수가 75∼85 정도로 신경계의 이상은 없는데 정서적인 문제나 환경적인 문제로 인한 '학습부진' 등도 있다.

학습장애는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실제로 아이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제외하고는 약물치료는 일차적인 치료가 아니다.

간혹 학습장애가 아닌데도 학습장애로 여기는 부모들이 있는데 대개 한두 명의 자녀를 키우는 요즘 부모들의 기대심리가 커 아이들을 조급하게 몰아세우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이런 경우 아이들이 더욱 위축되어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적절한 교육적 접근과 환경·정서적인 지원 등이 중요하다.

#학교공포증-분리불안장애

학교공포증은 아이가 반복적으로 학교 가기를 싫어하고 억지로 가도록 하면 불안해지거나 공황상태에 빠지는 경우를 말한다.

학교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어머니와 헤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침이나 주말 저녁이 되면 배가 아프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등 신체증상을 호소한다.

억지로 가도록 하면 불안해지거나 과격한 저항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숨거나 도망을 가기도 한다. 이럴 경우 아이가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꼭 학교에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할 필요가 있다.

심하게 분리불안이 있을 때에는 강제로 혼자 가게 하는 것보다는 한 달 이내의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가서 교실 밖에서 기다리거나 수업시간에 함께 참가하는 것도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

그래도 호전되지 않으면 소아정신과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 후 놀이치료 미술치료 부모교육을 실시하며 약물치료도 할 수 있다.

#따돌림 당하는 아스퍼거장애

사물의 판단 및 언어구사 능력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상호작용과 감정교류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못해 또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왕따' 현상이 일어난다.

얼굴표정이나 제스처 등을 사용한 의사표현의 장애를 보이며 상황에 맞게 음량 조절을 못하기도 한다. 높은 지능과 독특한 분야에 흥미를 가진 아동임에도 불구하고 가족 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상당한 장애를 겪는다.

하지만 나중에 대학교수나 예술가가 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상태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 다만 특수교육을 통해 사회적응능력을 키워주고 반복적인 좌절로 인한 우울증세를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온종합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 김상엽 소장은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적응을 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상태일 경우 오히려 부모가 더 불안해하고 아이를 나무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고 아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상담을 무작정 두려워하고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 오히려 사전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지 않아서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해하는 경우 그대로 방치하기 보다는 가까운 소아정신건강의학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의료법인 브니엘의료재단 온종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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