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스템 수출 '창조경제 핵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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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스템 수출 '창조경제 핵심' 확인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3.09.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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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보건의료 정보화사업 한국이 맡기로 합의
양국 보건부장관 의료 IT협력 시행협약 합의의사록에 서명
▲ 진영 보건복지부장관과 압둘라 알 라비아 사우디 보건부장관이 합의의사록 서명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술과 의료IT시스템이 북미와 유럽의 세계적인 병원과 업체들을 제치고 중동 보건의료시장의 핵심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본격 진출한다.

보건복지부는 9월22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왕국 보건부 간 보건의료 3개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사항에 대해 합의했다고 9월23일 밝혔다.

양국 보건부가 2013년 4월 사우디 보건부 압둘라 알 라비아(Abdullah Al Rabeeah) 장관 방한 시 진영 복지부 장관과 보건의료 6개 분야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력키로 합의한 이후 5개월간 상호 실무협상을 통해 우선 3개 분야의 세부적 범위와 방법을 정해 시행키로 확정한 것이다.

보건의료 6개 분야는 △의료인 교육·연수 프로그램 △의료 정보기술 △의료기관 간 Twinning Project △보건의료 R&D △Visiting Physician Program 및 전문가 상호방문 △병원 설계 및 건립 등이다.

우선 한국 측이 사우디 국가 보건의료 정보화 프로젝트 이행을 사실상 맡아 진행하기로 양국 장관이 합의했다.

보건복지부 진영 장관과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압둘라 알 라비아 장관은 양자 면담 직후 “양국의 실무진 간에 합의하고 정해진 의료IT 시행협약(Executive Agreement)을 합의의사록 서명 후 2개월 이내에 사우디 보건부의 법률 검토가 마무리되는 즉시 체결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이 반영된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시행협약이란 통상의 양해각서(MOU)와 달리 체결기관 간에 이행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발생시키는 문서로 용어 자체는 사우디 보건부가 외국과 체결하는 문서 명칭이다.

또 그동안 양국의 실무진 간에 합의가 된 내용(시행협약안)을 합의의사록의 붙임 문서(Annex 1)에 기록했다.

주요 실무 합의내용으로는 사우디에 있는 △모든 보건소의 정보시스템 구축사업과 △1개 권역 내에 있는 공공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한국 측이 맡기로 했다.

국가 단위 보건의료 정보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이미 발주가 된 프로젝트를 제외한 모든 프로젝트, 즉 HIE(진료정보 교류), Blood Bank(혈액관리시스템), Telemedicine(원격 진료), POC(현장진료) 프로젝트 등을 한국 측이 우선 참여해 진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 간 협력 프로젝트의 이행관리 등을 담당할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양국 공동 투자로 사우디 내에 설립·운영하기로 했다.

이밖에 한국의 보건의료정책·제도 및 보건의료 정보시스템의 구축·운용 노하우 공유 및 관련 경험을 전수키로 했다.

협약 기간은 5년이며 5년 후 양측이 협의해 5년 갱신키로 했다.

사업자는 사우디 보건부에서 오는 10월 중 한국 방문·실사를 거쳐 보건소 및 공공병원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사업자로 한국 내 1개 업체를 선정키로 실무 합의했다.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그 시스템에 맞춰 진료프로세스, 운영노하우 등 병원문화 전반을 개선하는 것으로 한국 병원 문화의 이전(twinning)을 의미한다.

양국 보건부는 또 사우디 의사가 미국, 캐나다, 프랑스에 이어 전세계 4번째로 한국에서 유료 연수를 받는 시행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연대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5개 의료기관이 내년 3월부터 10년간 사우디 의사 1인당 1개월 기준 미화 3천달러를 지불받고, 펠로우십 과정·단기 연수과정 등을 제공한다.

양국 보건부는 향후 사우디 내 한국 의료홍보회 및 연수설명회를 공동 개최해 연평균 100명의 사우디 의사가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로써 ‘미네소타 프로젝트(Minnesota Project)’로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받았던 우리나라가 반세기 만에 ‘의료 멘토국가’로 부상하게 됐다.

이는 최초의 국가 간 의료기술 수출사업으로 그간의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한 개도국 기술이전사업에서 나아가 새로운 산업의 영역을 개척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사우디 의료기관 간 쌍둥이 프로젝트(Twinning Project)가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Twinning project란 사우디 보건부 산하 공공병원의 경영, 의료시스템·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한국 의료기관과 사우디 병원을 매칭, 사우디 내로 한국 의료기관의 의료기술, 지식시스템, 문화 등을 그대로 전수하는 협력사업이다.

삼성서울병원과 킹파드왕립병원(KFMC)이 뇌 조직은행(Brain Tissue Bank) 구축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2015년까지 삼성서울병원은 KFMC에 뇌조직은행 시설과 장비를 구축하고 KFMC 의료진 교육, 컨설팅 및 기술이전을 하게 된다.

이를 조속히 시행하기 위해 양국 보건부 장관은 사우디의 10월 하지(hajj) 기간 직후에 바로 뇌신경분야 인력에 대한 교육연수를 시행키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개인별 의료기술을 이전하는 연수프로그램과는 달리 양국 의료기관 특수센터 간의 기술·지식·H/W·S/W 등을 복합적으로 복제·이전하는 의미가 있다.

한편 진영 장관은 알 라비아 장관과의 양자 면담을 통해 총 6개 분야 중 3개 분야 협력에 대한 진행상황과 중간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협력의 공고화 및 확대에 대한 양국의 이행의지를 확인하고 이를 양국 장관 간 제2차 합의의사록으로 서명하고 공동 발표했다.

진영 장관은 양자면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의료 가치를 사우디와 나눠 가짐으로써 의료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양국 보건부 간 진정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파트너십의 관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중동의 중심 국가이면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사우디와 3개 보건의료분야 세부계획 시행에 합의함으로써 사우디뿐 아니라 향후 중동 전체로 한국 의료가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현재 사우디 외에도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UAE와의 협력이 진행 중으로, 사우디와의 협력 성과가 기폭제가 될 것이며 이로써 의료를 통한 제2의 중동 붐이 조성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합의 및 2개월 이내 시행협약 체결을 통해 의료와 IT기술의 융합시스템 수출이 진행되게 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서 그간 하드웨어 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지식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세계를 이끌 절호의 기회를 마련하며 창조경제를 선도해 나갈 것이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번 합의 성과를 발판으로 삼아 보건의료산업을 향후 50년을 책임질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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