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병원계 말라 죽는다”
상태바
“이대로면 병원계 말라 죽는다”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3.05.29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협, 수가협상에 병원계 실상 알리기에 주력
성장 둔화, 진료비 증가율 급락, 비용 증가 등으로 재정난 심각
지난 5월20일부터 수가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병원협회가 현재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는 병원계의 실상 알리기에 주력하며 정부의 합리적인 수가협상을 주문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의 건강보험공단 진료비 변화추이 통계자료를 분석하고, 현재 병원산업이 처한 상황을 진단했다.

그 결과 매년 두자리 수로 증가했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총 진료비가 2011년과 2012년 2년 동안 한자리 수 증가에 머물러 병원시장의 성장세가 급속하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연도별 종별 총 진료비 변동현황’(표)에서 병원급 급여비 증가율은 2009년 15.6%, 2010년 15.9%의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2011년과 2012년 각각 7.0%, 5.8%로 뚜렷한 하향추세를 나타냈다.

병원협회는 2010년까지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성장세는 2005년부터 이뤄진 보장성확대 정책과 예방중심의 정책 전환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보장성확대 정책으로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 인하로 병원의 문턱이 낮아져 환자수요가 몰렸으며, 건강검진 수요의 급증 또한 병원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것.

하지만 이 같은 수요의 증가는 병원의 대형화와 병원 수 증가라는 양적 팽창을 이뤄냈고, 2010년을 분기점으로 의료공급 과다로 인한 병원시장의 침체기가 시작됐다고 병원협회는 분석했다.

병원협회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총 진료비를 병원 수로 나눈 ‘기관당 총 진료비’ 분석 자료도 제시했다.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7.3%, 9.3%씩 증가했던 ‘기관당 총 진료비’는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0.4%, -0.2%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며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병원협회는 “정부는 병원계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알면서도 세계적 추세인 노인의료비 급증과 소비자 권리확대 등을 이유로 해마다 비현실적인 수가인상안을 내놓고 병원에 의료비 및 비용 절감을 강요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 영상장비수가 인하 등 병원의 지출요인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으로 인한 병원계의 추가부담은 9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종합병원 및 중환자실 운영 200병상 이상 병원에의 감염관리위원회 및 감염관리실 설치 의무화 등 전담시설과 인력고용을 확대하는 정책기준 강화는 모두 병원의 지출을 증가시키고 있다.

더불어 의료기관평가 인증제 시행에 따른 비용부담도 온전히 병원 몫이며, 올 10월부터 시행 예정인 초음파급여화 또한 수요 증가를 이유로 수가를 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병원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저수가에 따른 손실분을 보전해 주었던 비급여마저 대통령 공약으로 인해 급여권으로 흡수되며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병원들의 걱정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