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 빠진 병원계 실상 바로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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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빠진 병원계 실상 바로 알아야”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3.05.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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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전국 80개 병원 수지현황 조사결과 발표
의료이용 증가 둔화, 의료비용 증가 등으로 적자전환
의료이용 증가 감소와 정부정책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이익이 급감하며 적자상태로 돌아선 병원계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는 5월21일 오후 5시에 이뤄지는 1차 수가협상을 앞두고 협회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 정부가 절망에 빠진 병원계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합리적인 수가계약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기자간담회에 나선 나춘균 대변인 겸 보험위원장은 “정부는 최근 의원급의 1차 기관 활성화 방안에만 집중하다 보니 병원계의 어려움은 신경조차 쓰지 못하고 있다”며 “병원 수익이 해마다 늘었다고 얘기하고 있으나 그것은 그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다”라고 강조했다.

나 대변인은 최근 병원협회가 조사한 전국 80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수지현황 결과를 제시하며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했다. 조사대상은 상급종합병원 19개, 종합병원 54개, 병원 7개이다.

병원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총 80개 병원의 지난해 의료수입은 8조8천118억원, 의료비용은 8조8천321억원으로 수입보다 지출이 203억원 더 많았다. 지난해부터 병원들의 경영수지가 적자상태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 서남병원 등 국립병원의 경영수지 적자폭도 더욱 증가됐다.

이 같은 손실 폭의 증가는 의료수입보다 의료비용의 증가 폭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병원 지출의 큰 부분을 좌우하는 인건비와 물가가 인상됐으며, 의료기관인증평가 의무화 등으로 인한 의료기관의 질 향상 요구에 따른 비용부담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특히 2010년 10.9%에 달했던 의료이용 증가율은 2011년 6.0%로, 2012년에는 3.5%로 급감했으며, 게다가 영상장비수가 재인하와 보장성강화 정책, 포괄수가제 등으로 인한 수익감소까지 겹치며 병원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 병원협회의 주장이다.

오는 7월에는 포괄수가제가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될 예정이고, 정부의 3대 비급여의 급여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병원계의 수지 불균형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나 대변인은 “공단이 매년 수가협상 때마다 주장하던 병원계의 수익 증가는 병원의 실제 수익이 늘어난 것이 아니란 것을 인지해야 한다”며 “병원들의 수지악화로 2011년 4.4%에 불과했던 병원 휴·폐업률이 지난해 8.4%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료수입보다 의료비용 증가가 더욱 큰 현 상황에서 적정수가가 보전되지 않는다면 병원의 도산은 줄을 이을 것”이라며 “정부는 절망에 빠진 병원계의 실상을 바로 알고 수가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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