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시한폭탄에 직면한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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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시한폭탄에 직면한 영국
  • 윤종원
  • 승인 2005.06.22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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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라이프 스타일이 불임여성 양산
영국이 `불임 시한폭탄"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른바 `현대적 라이프 스타일"에서 초래되는 현상인 비만, 남성의 정자 수 감소, 여성의 결혼 및 출산 연령 상향, 성적 자유 확대에 따른 성병 확산, 흡연 등으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1일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셰필드 대학의 저명 불임 전문가 빌 레저 박사는 덴마크 코켄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인간생식ㆍ태생학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불임 여성 증가로 2015년에는 3쌍의 영국인 부부 가운데 1쌍이 시험관수정(IVF) 시술을 받아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IVF 시술에 큰 돈이 드는 것은 물론 성공률이 23%에 불과하기 때문에 불임여성 증가는 수많은 부부가 불임으로 인한 물질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불임사회"의 도래를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불임 여성 증가는 현대적 라이프 스타일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영국의 여성 비만, 특히 어린 소녀들의 비만은 큰 우려의 대상이다. 10세 소녀 가운데 13.7%가 비만이며 증가 추세에 있다. 과도한 비만은 불임과 유산을 일으킨다.

또한 성적 자유가 확대되면서 성병, 특히 클라미디아 감염증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남자 8명 중 1명, 여자 10명 중 1명이 불임의 원인이 되는 클라미디아에 감염돼 있다.

레저 박사는 직장을 가진 여성들이 출산은 30~40대로 늦추는 경향이 있는 데다 흡연과 비만, 공해 등으로 남성의 정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10년 뒤에는 불임 치료를 받아야하는 여성이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영국이 `불임사회"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불임을 질병으로 선포할 것"을 제의했다. 질병으로 선포하고 국가가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레저 박사는 또 여성들이 출산을 미루게 하는 직장문화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묵시적으로 젊은 직장 여성들이 아이를 가지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의 등에 비수를 꼽는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문명사회는 여성들이 언제든지 원하는 시기에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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