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한동관 선생님 추모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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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한동관 선생님 추모 조사
  • 전양근 기자
  • 승인 2013.02.1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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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관이 형!

우리가 처음 만난지 49년만에 처음으로 형이란 존칭을 형의 영전에 삼가바칩니다.

지금으로부터 49년전인 1958년, 형과 나는 의사라는 직업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막연히 의사가 되겠다는 어설픈 생각을 가지고 연세대학교 의예과에 입학을 하면서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상, 이변이 없는 한 일생을 같은 길을 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우리의 유대감을 높여 우리는 다른과에 비해 비교적 빨리 친해 질수 있었습니다.

서로 막말을 하며 격의없이 지내던중, 우연한 기회에 족보를 캐보니 경기도 개성, 같은 고향에 개성만월 국민학교 1년선배라는 사실을 알았지만,그때는 이미 형이란 존칭을 붙이기에는 오히려 어색해 질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 형의 생전에는 한번도 형이라는 존칭을 붙이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후 형이 나를 대해준 모습을 돌이켜 보면, 형은 고향후배인 나를 생각해 모든면에서 나를 감싸안고 포용해 주셨다는것을 잊지 않고있습니다.

형이 강남세브란스병원장, 의료원장 시절 형에게 부탁할일이 왜 그리도 많이 생기는지 그때마다 싫은 기색없이 다 해결해 주시고 연락이 않되면 비서와 짜고 형의 이름을 팔아 일을 처리한 후 나중에 말을 하면 “그래!네 마음대로 이용해 먹어라” 하면서 허허 웃던 인자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야 동생으로 돌아가 형이라 부르는 이 못난 아우를 평소의 동관이형으로 돌아가 용서해 주십시오.
형은 우리 1964년 졸업동기들의 자랑이었습니다.

학교로부터 배움을 받은 졸업생들이 학교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학교에서 가르침을 받은대로 자기분야에서 자긍심을 갖고 묵묵히 자기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학교이름을 욕되게 않게하는 소극적인 방법과 직접 가르침을 받은 학교를 위해 몸소 봉사하는 적극적인 방법이 있다고들 합니다.

많은 우리동기들이 학교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을 하였지만 항상 그 선두에는 형이 있어 우리를 뿌듯하게 해주었었습니다.

군사정부시절 막강한 힘을 가졌던 육사(육군사관학교)에 빗대어 1964년에 졸업한 우리동기들이 세브란스의 육사라는 별명을 갖게 된것도 형이 있어 생긴일이 라는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비록 74년만에 생을 마감하였지만 형이 생전에 이룬 업적을 생각하면 다른 동기들 보다 몇배는 더 산 것과 마찬가지라며 위안들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안타깝게 생각하고 땅을 치는것은 1년만 더 견뎌주었으면 졸업50주년을 맞이해 각지에 흩어져 있던 동기들과 재상봉을 하게되어 입학당시의 어릴적 모습으로 돌아가 반갑게 해후하고 회포를 풀 기회를 놓친 아쉬움 때문입니다.

형! 기억나시죠. 졸업 25주년 재상봉시, 제가 총괄하고 형이 재무를 맡아,둘이서 멋들어 지게 행사를 치러 동기들로부터 수고했다는 말을 듣던일 말입니다.

이번에도 차기회장이 인수를 거부해 할 수 없이 형과 제가 50주년 행사를 치룰 처지인데  먼저 가시니 남아있는 우리들은 그저 망연자실 할 뿐입니다.

생전의 형은 평생 학교를 위해 일하신 분답게, 동기들의 모임때마다 50주년 행사시 학교에 공헌할 일을 은근히 강조하시던 일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비록 형이 없는 가운데 행사를 치루려면 훨씬 더 힘은 들겠지만 형의 모교사랑과 동기들을 아끼던 뜻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하겠습니다.

춘식동기 말대로 형은 우리보다 한걸음 먼저 가신겁니다. 우리들도 얼마후에는 그곳으로 가서 만나게 될거라는 생각을 하며 슬픔을 접겠습니다.

송찬호를 비롯한 먼저간 동기들과 만나 즐겁게들 지내시고 우리동기들은 형을 졸업100주년 행사준비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바이니 행사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 주시기를 동기들의 이름으로 부탁합니다.

아 참, 이제쯤은  항상 그리워하시던 고향 개성의 어머님을 만나 뵈었겠군요.
어머님 품에서 편히 쉬십시오.

                                                                                                                                         김 종근 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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