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인 새해소망]차수민 충남대병원 정형외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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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인 새해소망]차수민 충남대병원 정형외과 조교수
  • 병원신문
  • 승인 2013.01.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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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일상 흔적 사라지고, 노력한만큼 인정받는 세상됐으면...
▲ 차수민 교수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지난 한해도 우리나라의 구석, 구석 또 세계적으로도 많은 일들로 인해 웃고 울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의 가장 큰 이슈이자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는 향후 5년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야 할 새 국가 지도자가 정해졌다는 것입니다. 아마 국민 대다수는 지금보다는 나아진 삶, 지금 보다는 청명한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지난 한해도 좋은 일들도 많았습니다. 한여름 밤은 여수의 바닷바람을 맛 보았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런던에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에 숱한 밤을 지새웠으며 어느덧 한국이라는 명칭보다 대한민국이 더 입에 익숙하게 됐습니다.

정형외과 학회 참석차 외국의 유수의 대도시에 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상품들 및 광고 간판들을 보면서 또 유나 킴(Yuna Kim)의 나라로 우리를 기억하는 외국인들 접할 때 정말 내 스스로가 뿌듯했습니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평범한 옆집 아저씨 같은 한 총각 가수가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말춤을 출 때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점점 증가하는 가계 부채 및 청년 실업으로 이러한 대한민국이라는 큰 배를 앞으로 끌고 가야 할 동력이 점점 소진되는 듯합니다.

서로 아끼고 돕고 격려해도 모자랄 판국에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미성년자, 여성을 상대로 한 흉악범죄는 과연 내가 딸을 낳고 편하게 잘 수 있을 나라가 맞는지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국가 브랜드가 ‘명품 대한민국’을 지향하는 사이 바로 옆의 이웃, 다소 소외된 개인들, 성적으로만 평가 받는 청소년들은 주폭, 인격장애, 왕따 등의 증상으로 자신들의 마음의 병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참 아이러니 합니다.

지난해 초, 핵 안보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고 연말 북한은 위성을 가장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쏘아 올렸습니다. 2010전 대지진과 쓰나미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가 싶더니 1주일 전 어느새 극우파들이 득세한 차기정권이 이를 가는 소리도 들립니다. 수일 전 미국에서 발생한 총격사건과 오바마 대통령의 눈물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영국의 총격사건도 그랬고 우리가 내심 롤 모델로 삼는 선진국 조차 이러한 슬픈 사건들을 막을 수는 없나 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데 사회 구성원 모두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최근 어딜 가나 힐링(healing)이라는 말이 눈에 띱니다. TV 프로그램도, 서적도, 심지어 커피 전문점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릇된 행동을 심판하고 죄 값을 치르게 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법을 만들고 이러한 행동들은 트리트먼트(treatment)였습니다.

한 사건, 사건마다 그에 맞는 트리트먼트를 참 성실히 해왔었습니다. 이제는 힐링의 시대여야 합니다. 소외된 자들, 결손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까지 모두 추스르고 챙겨야 할 것 같은 시점에 마침, 국가 지도가가 새로이 뽑히는 시점과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과도한 업무량과 환자 진료에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이 시간에 짬을 내서 소망을 두서없이 나열해 봤습니다. 서울에서 월요일 아침이면 지방으로 가는 하행선 KTX 첫 기차가 새벽 5시15분에 출발합니다. 전날 저녁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매진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주말부부인 제가 늘 이용하는 기차인데 저와 같은 처지의 분들이 힘든 몸과 지친 표정으로 기차 출발과 동시에 깊은 잠에 골아떨어집니다.

2013년 한해는 이 분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까지는 아닐지라도 고된 일상의 흔적들은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아마도, 각 가정의 가족들이 건강하고 노력한 만큼 인정받는 세상이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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