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인공심장 이식수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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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인공심장 이식수술 성공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3.01.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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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탁·전은석 교수팀…75세 환자 건강히 퇴원
심장이식 어렵거나 말기 심부전환자에게 ‘희소식’

▲ 인공심장 이식수술 후 건강을 되찾은 배정수 씨<사진 왼쪽>가 삼성서울병원 이영탁 교수<사진 가운데>와 전은석 교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람의 심장이 아닌 인공심장(체내형 심실 보조장치)을 이식하는 수술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됐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이영탁·전은석 교수팀은 지난 8월17일 시행한 인공심장 이식수술 환자가 최근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인공심장 이식수술은 지난 2008년 미 FDA의 승인 이후 현재까지 1만3천여 명이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도 연간 1천건 이상 수술이 진행되는 등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식의약청 승인이 나지 않았고 만만치 않은 비용과 환자들의 기계장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술이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수술 자체는 물론 수술 후 환자관리까지 고도로 숙련된 의료진을 필요로 한 점도 국내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인공심장 이식수술을 통해 건강한 모습을 되찾은 배정수 씨(남·76세)는 지난 2000년 이미 한 차례 대동맥 판막수술을 받았고 이듬해부터 심부전이 진행되면서 수술 직전 심박구출률(1회 수축시 심장서 나오는 혈액의 비율)이 17%까지 떨어졌다.

일상적인 생활이 어렵던 배 씨는 흉부외과 이영탁 교수의 집도 아래 11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이 교수는 우선 기존에 수술했던 인공 대동맥 판막 부위를 막고 인공심장을 삽입, 좌심실의 혈액이 기계로 들어올 수 있도록 심첨부에 구멍을 만들고 대동맥으로 혈액이 흐를 수 있도록 인공호스를 연결했다.

또 인공호스 사이에는 혈액이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펌프를 설치해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이 일정하게 흐르도록 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시행돼 수술 전 2년 생존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던 배 씨는 수술 후 2년 생존율 80% 이상, 5년 생존율 70% 이상으로 생존율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의료진은 내다보고 있다.

배 씨는 수술 후 오랜 시간 병상생활로 인해 크게 떨어진 근력과 체중을 강화하는 운동을 최근까지 계속해 현재는 15분 이상 평지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근력과 건강을 회복한 상태이다.

하지만 집에 있을 때에 전원공급 장치를 연결해야 하고 외부에서는 최대 14시간까지 버틸 수 있는 배터리를 항상 몸에 지니며 관리에 신경 써야한다.

수술을 집도했던 삼성서울병원 이영탁 교수는 “수술이 매우 잘 됐지만 환자가 고령인데다 수술 전 체중이 50kg도 안될 정도로 많이 허약했었다”며 “앞으로 오랜 병력으로 인해 약해진 근력 등 신체능력을 끌어올리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병색을 완전히 털어내고 건강을 되찾은 배 씨는 “몸 밖으로 이어지는 전선 부분 피부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재수술이 불가피하게 되기 때문에 매일 스스로 소독, 관리하고 심장 재활운동도 절대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수술 전만해도 겁이 났던 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많은 것들이 좋아졌다”며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인공심장이식은 좌심실의 기능이 저하되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만성 심부전 환자가 수술 대상이며 심장이식을 기다리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거나 여러 이유로 심장이식 자체가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시술할 수 있다고 이영탁·전은석 교수는 설명한다.

젊은 층의 경우 심장이식을 받기까지 대기기간이 오래 걸려 그 사이 생명연장을 위한 중간 단계 역할을 하고 고령이거나 이식수술이 힘든 상황 등의 이유로 심장이식을 받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최종 수술로 선택할 수 있다.

외국에서 현재 사용 중인 인공심장 장치는 2005년 첫 수술 후 현재까지 최장 7년 생존자가 보고되고 있으며 수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해 연간 1천례를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연간 심장이식 3천례의 1/3에 해당한다.

삼성서울병원은 2012년 초 식의약청에서 3차례의 수술을 허가 받았으며 배 씨 이후 내년까지 전액 무료로 2차례의 수술을 더 진행할 예정이다.

*참고자료-인공심장 이식장치

이번에 쓰인 인공심장은 허트메이트II란 제품으로 혈액펌프가 구동해서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서 혈액 흐름을 보조하며 경피케이블 (Percutaneous cable)을 통해 외부 시스템제어기 및 외부 전원 공급장치와 연결되어 있는 형태의 좌심실 보조 장치이다.

시스템 제어기와 배터리 2개를 합치면 약 2kg이 조금 덜 되며 조끼나 벨트, 보조가방 등을 이용하여 편하게 착용하면 된다. 초기 형태(1세대)의 박동형 보조장치와 달리 허트메이트II는 지속성 혈류를 만들어 내는 2세대 심실 보조장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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