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이트族, 기후 훼손 美정부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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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이트族, 기후 훼손 美정부 제소
  • 윤종원
  • 승인 2005.06.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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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의 얼음이 녹아내려 생존 위협을 받고 있는 이누이트족 사냥꾼들이 기후 온난화를 부추겨 자신들의 생존 권리를 침해했다며 미국을 상대로 미주기구(OAS)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이들의 지도자가 15일 밝혔다.

이누이트 북극권회의(ICC)의 실라 워트-클루티어 회장은 이누이트족은 OAS의 인권기구인 미주국가간 인권위원회에 미국을 제소,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산업 배출물을 감축하도록 압박하겠다고 밝히고 미국은 지난 해 250명의 과학자들이 제출한 북극권 환경변화 전망 보고서 후속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제의 보고서는 북극해의 얼음이 점점 녹아 오는 2100년까지는 여름이면 얼음없는 바다가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OAS 인권위원회는 인권 침해에 관한 제소 내용을 분석하고 조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데 미국에 대해 제재를 가할 권한은 없지만 제소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보고서는 발표할 수 있다.

이누이트족은 기후변화로 사냥터인 얼음이 녹고 북극곰에서 물개에 이르는 각종 생물의 생존이 위협받는 것이 미국의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제소 내용에 위원회가 동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워트-클루티어는 세계 최대의 오염 유발국인 미국이 오염원인 공장과 자동차, 발전시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너무 소극적이라고 비난했다.

유엔이 실시한 각종 기후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는 극심한 가뭄과 홍수, 폭풍우 등 극단적인 기상 이변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극지의 얼음을 녹여 해수면 상승과 해안지대 및 표고가 낮은 섬의 침수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약 15만5천 명으로 추산되는 이누이트족은 캐나다와 알래스카, 그린란드와 러시아 등 북극권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데 이 지역은 표면을 덮고 있는 얼음이 녹아 드러난 맨땅이나 물이 얼음이나 눈보다 많은 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워트-클루티어는 이누이트족의 권리 증진을 위한 노력으로 15일 오슬로에서 상금 10만 달러의 소피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요슈타인 가아더의 청소년용 철학 입문서 `소피의 세계"에서 이름을 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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