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영양측정기가 노화진단기기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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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영양측정기가 노화진단기기로 둔갑
  • 최관식
  • 승인 2005.06.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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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로티노이드 측정기가 다단계판매업자 통해 영양식품 판매에 이용
의료기기가 아닌 단순 영양섭취량 측정기가 다단계판매업자 등을 통해 의료기관 등에 설치, 노화진단기기로 둔갑돼 영양식품 등의 판매에 이용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당국이 이를 적발하고 제제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비타민A 전구물질이며 비타민A의 활성을 가진 "카로티노이드" 물질량을 측정하는 기기인 "Biophotonic Scanner"가 다단계판매원들을 위한 사업설명회 현장에서 노화진단장비로 둔갑되는 것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미국 다단계회원의 남편이며 미국 국적의 한국 교포인 "James J"씨가 주최, 미국 회원을 비롯한 국내 다단계판매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이 설명회장에는 영양식품을 소개하는 카탈로그와 K모씨가 제작한 다단계 판매용 전문 홍보물인 "당신의 신체나이는? 여러분의 노화진행속도를 알 수 있습니다"라는 제하의 Biophotonic Scanner에 대한 팜플렛이 비치돼 있었다는 것.

다국적기업인 Pharmanex의 영양식품 등을 다단계로 판매하고 있는 서울시 강남구 소재 엔에스이코리아(주)는 현재까지 Biophotonic Scanner를 130대 수입해 매월 2천달러 이상의 매출 요구 및 매월 50건 이상을 측정하는 조건으로 동 기기를 임대하는 등 다단계 형태의 프로그램 운영방식으로 영양식품 등 판매업소에 58대를 설치했다는 것.

그 가운데 9대는 한의원과 약국 등에도 설치돼 있다고 식의약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엔에스이코리아(주)는 지난해 7월 23일자로 한국인의 영양섭취에 대한 조사연구 활동을 위해 "카로티노이드라는 물질량 측정을 통해 일반인의 과일, 채소 등의 섭취정도만을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Biophotonic Scanner가 의료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식약청의 유권해석을 받은 바 있다.

카로티노이드(Carotenoids)는 동식물계에 널리 분포하는 노랑, 주황, 빨간색을 띤 색소군의 총칭으로 사람의 체내에서 직접 만들어지지 않고 음식물 섭취를 통해 체내에 흡수되는 비타민A 전구체로 비타민A의 활성을 가지게 되는 물질이다.

지난달 중순 Biophotonic Scanner에 대한 식의약청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업소 스스로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지만 그 이전인 4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총 5천264건을 측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의약청은 "당신의 신체나이는? 여러분의 노화진행속도를 알 수 있습니다"라는 제하의 Biophotonic Scanner에 대한 팜플렛을 제작한 K모씨에 대해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고발조치하고, 엔에스이코리아(주) 및 Biophotonic Scanner 설명회 개최자에 대해서는 사법당국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또한 식약청은 엔에스이코리아(주)에 대해 영양식품 판매업소 등에서 측정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영양식품 등을 구입하거나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의약품 등을 복용하게 되는 소비자 피해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행정절차법상의 행정지도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식품판매업소가 아닌 한의원, 약국 등에 설치된 동 기기를 철수하도록 조치하고 카로티노이드라는 물질량 측정을 통해 일반인의 과일, 채소 등의 섭취정도만을 평가하는 한국인의 영양섭취에 대한 조사연구 활동을 위한 설치장소, 기간 및 스캔 인원 등에 관한 기본계획을 이달 말까지 식의약청에 제출한 이후 동 기기를 사용할 것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카로티노이드 측정 스캐너 용지에는 "동 측정결과는 일반인의 과일 채소 등의 섭취정도를 평가하는 목적으로만 사용된다"라는 부동문자를 표시하고, "영양상태"란 표시를 삭제하는 등 영양식품 등의 판매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다단계판매원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역시 이달 말까지 식의약청에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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