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아빠가 의사노조 회원이세요?
상태바
아니 아빠가 의사노조 회원이세요?
  • 병원신문
  • 승인 2012.07.19 0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의 병원의사협의회 추진에 대부분의 교수들 무관심

최고의 엘리트를 자처하는 의사들, 특히 대학병원에 근무하며 의대생들을 가르치는 의대교수들이 의사노조원을 자처한다고 하면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얼마나 힘들고 불합리한 것들이 많았으면 의사들 마저 노조를 만들려고 했을까 하며 동조하는 움직임이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절대 아니다. 최고의 학벌과 대우 그리고 존경심을 받고 있는 의대교수가 노조를 만든다고 하면 그들의 가족부터 부끄럽다며 반대할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의사수입이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의사는 가진 자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최고의 수재들이 위에서부터 성적순으로 의대에 진학하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슈바이처나 장기려 박사 및 이태석 신부처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훌륭한 의사가 되겠다고 의대에 진학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의대 진학자 대부분은 의사 본연의 역할을 통해 남 보다 더 잘 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갖고 있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의협 노환규 회장의 '의사노조'에 대한 발언 이후 의사들 사이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10만 의사를 대표하는 회장이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도 다른 일은 제쳐두고 의사노조를 만드는데 혈안이 된 모습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7월14일 임시대의총회를 통해 노조활성화 TFT를 구성하고 회원 늘리기 운동에 나섰다. 또 대한병원의사협의회도 7월29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정의된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의사들도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조 설립·가입이 허용된다.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전공의 노조 및 의사노조가 활성화 되지 못했을까?

여러 가지 배경이 있겠지만 전공의는 근로자가 아닌 교육생 신분에 가깝고 한시적인 신분이며 의사들은 유난히 자존심이 강하고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단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노조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이 그들의 자부심과 어울리지 않으며 가족이나 친구들이 알까봐 활성화 되지 못했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이러한 형국에서 의협이 나서서 전공의 노조의 재결성을 부추기고 의사노조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병원에 근무하는 교수도 의사이며 의협의 회원이다. 병원경영자도 대부분이 의사이긴 마찬가지이다.

의협의 이러한 행동은 회원들을 내 말을 듣는 자와 듣지 않는 자로 나누는 편 가르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의협은 더 이상 궤도에서 이탈하는 돌출행동을 하지 말고 진정으로 회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현안해결에 집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