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안전과 병원경영 두 마리 토끼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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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안전과 병원경영 두 마리 토끼 잡기
  • 박현 기자
  • 승인 2012.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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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환자안전을 통한 의료의 질 향상' 주제 심포지엄 개최

환자안전을 중요시 하면서 효율적인 병원경영을 도모해야 하는 병원들의 어려움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환자안전이 선행되지 않은 병원경영은 의미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대학교병원(병원장 정희원)이 5월22일 오후 1시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임상 제1, 2강당에서 '환자안전관리를 통한 의료의 질 향상'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환자안전은 의료행위의 핵심적 가치이자 근간이지만 대다수 의료기관이 환자중심 서비스를 내세우면서도 의료분쟁 등이 발생하면 환자입장으로 인식의 전환이 어려워지고 또한 병원계에서 스스로 선뜻 내보이기 꺼려지는 사안이기도 했다.

IOM(Institute of Medicine)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과오로 사망하는 환자 수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훨씬 높았으며 우리나라는 기관별로 정확한 집계 정보조차 없다는 점에서 환자안전 영역에 있어서는 거의 불모지와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일선 의료현장의 교수들이 환자안전에 관련된 사례를 소개하고 환자안전관리의 필요성과 이를 통한 각종 사고방지와 시설 및 프로세스의 개선, 의료의 질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김의종 교수(서울대병원 감염관리실장)는 '의료기관 감염관리 활동'이란 주제발표에서 “감염은 환자안전에 관련된 핵심문제 중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제인데 노령인구의 증가, 만성 퇴행성 질환의 증가, 항암제 및 면역억제제로 치료받는 면역저하환자 수의 증가, 항균제 내성균의 종류 다양화, 특히 침습성 의료기술의 발전 등의 이유로 의료기관이 환자안전에 대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입원환자에서 발생하는 의료관련감염을 근절하기 매우 어렵다”고 소개한다.

김 교수는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 감염관리실무위원회 등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활동과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rean Nosocomial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 KONIS) 활동을 소개한 후 의료기관의 질향상을 위해 의료관련 감염관리에 대한 의료기관의 책임과 역할이 크게 요구되고 있으며 의료기관의 참여와 감염관리 인력기준의 탄력성 및 지표개발 필요성을 지적한다.

한규섭 교수(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장)는 '수혈 관련 검체 오류 예방'에서 1995년 보도됐던 서울대학교병원의 수혈사고 사례 및 수혈 시 오류가 일어날 수 있는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외 주요 혈액감시체계를 소개한다.

또 질병관리본부 용역과제 및 위탁운영사업 결과, 수혈사고 중 채혈과정에서의 오류가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다시 한 번 채혈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송경자 본부장(서울대병원 간호본부)은 '환자안전을 위한 낙상예방 활동'에서 “낙상은 환자의 신체적 손상, 경제적 부담 뿐 아니라 의료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예방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소개한다.

송 간호본부장은 서울대학교병원의 2011년도 낙상사례를 요인별, 결과별로 분석하고 낙상예방을 위한 서울대학교병원의 환경개선, 직원인식 강화 활동, 환자교육 활동을 소개하고 낙상예방 활동의 고착화를 통해 환자의 건강권을 확보할 뿐 아니라 재정손실 및 분쟁 감소, 환자만족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한다.

이혜숙 약제부장(서울대병원 약제부)은 '투약오류 방지 시스템 구축'에서 “투약오류는 의사의 처방부터 약사의 조제, 간호사의 투약, 환자의 복용 등 모든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많은 주의가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한다.

이 약제부장은 “투약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서울대학교병원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며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EMR, CDSS 등 기술적인 개선과 복약상담 및 외래처방전 조제전 검토 등 임상약사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약물사용과정을 모니터링하며 감시활동 강화, 근접오류보고 등 꾸준한 시스템 개선을 이루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영호 교수(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장)는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통한 환자안전'에서 응급센터의 특성상 인력, 시설, 장비의 투자가 부족해 환자안전에 취약한 공간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한다.

또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통해 환자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증외상환자, 소아응급환자 등 특별한 요구를 가진 환자를 위한 지역화가 필요하고 병원간 이송체계 개선을 위한 민관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응급센터 과밀화 해소를 위한 권역별 네트워킹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은봉 교수(서울대병원 QA센터장)는 '환자안전과 병원경영'에서 “일반회사 경영에서는 상품의 질보다 이윤의 창출이 우선시 되지만 병원경영이라는 측면에서는 이윤의 창출보다는 의료의 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열악한 국내 의료환경하에서는 병원이 환자안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환자안전망의 설치를 위한 초기 투자비용, 환자안전 활동에 대한 충분한 인센티브가 부여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환자안전 개선활동, 중앙화된 보고체계 및 환자안전문화의 확산 운동을 소개하면서 환자안전과 병원의 경영효율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갖출 것을 제안했다.

심포지엄에서는 또 △환자안전 국내현황(이재호 교수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환자안전 국외현황(김윤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자안전 개선을 위한 정책제언(이상일 교수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기관 인증현황과 전망-환자안전을 위하여(염호기 사업실장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등에 대한 발표가 진행된다.

이외에도 김선민 평가위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철중 기자(조선일보), 김행선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배금주 의료기관정책과장(보건복지부), 안기종 상임대표(한국환자안전단체연합회), 이진석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황정해 교수(한양사이버대학교) 등이 패널토론자로 참여해 환자안전을 위한 정책 및 향후 개선방향과 과제를 토론할 예정이다.

정희원 병원장(서울대병원)은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으로서 환자중심의 핵심가치를 수호하고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환자안전'에 대한 논의와 이를 통한 '의료의 질 향상'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병원 내부의 공감대가 있었기에 이번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안전은 모든 의료서비스의 근간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할 최우선 가치인 만큼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환자안전에 관한 병원정책, 나아가 보건의료정책의 개선을 위해 서울대병원이 더욱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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