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엽총사건 환자, 닥터헬기가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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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엽총사건 환자, 닥터헬기가 살렸다
  • 박현 기자
  • 승인 2012.02.1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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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드문 총상환자, 출혈량 많아 이송시간 단축이 관건
중증외상 환자 이송과 치료에 모범적 사례로 꼽혀

2월15일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엽총난사 사건으로 중상을 입은 임 모(29) 씨가 사고직후 닥터헬기를 이용 가천대길병원으로 후송돼 큰 수술을 받았다. 폐를 관통해 정맥까지 찢어지는 상처로 인한 대량출혈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빠른 이송과 의료진의 대처로 임 씨는 생명을 구했다.

가천대길병원 항공의료팀은 15일 10시20분 응급의료센터 옥상을 출발해 10시45분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에 착륙, 잠시 후 도착한 서산중앙병원 엠블란스에서 임 씨를 헬기로 이송했다. 11시30분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임 씨는 곧바로 수술을 시작해 약 5시간 만인 오후 5시 수술을 마쳤다.

헬기로 임 씨를 이송한 항공의료팀 양혁준 응급의학과 교수와 수술을 집도한 현성열 흉부외과 교수에 따르면 임 씨의 상태는 매우 위중했다.

임 씨를 치명적 상태에 이르게 한 총알은 오른쪽 옆구리를 뚫고 들어와 폐를 관통해 심장 바로 옆을 지나는 우측 완두정맥을 1.5cm 가량 찢고 4번째 늑골에 박힌 상태였다.

폐와 정맥에서 출혈이 심해 이송이 조금만 지체됐더라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는 총상환자인 만큼 현 교수팀은 헬기로 임 씨가 이송돼 오는 동안 모든 수술 준비를 마치고 세심하게 집도했다.

현 교수는 “총알이 폐를 관통한데다 정맥이 손상돼 수술 중 출혈이 많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심장을 빗겨가 살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환자가 젊은 만큼 폐 손상을 줄이는데 집중해 수술을 마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천대길병원이 운영 중인 닥터헬기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진출하게 되면서 충남 서해안권 중증 환자들의 이송도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당진에서 프레스 기계에 오른쪽 팔과 가슴이 압착된 안 모(26) 씨를 현지 병원과의 신속한 공조를 통해 닥터헬기로 이송, 생명을 구한 바 있다.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서해권역응급의료센터로 닥터헬기와 소아전용응급실을 갖추고 전문 외상팀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수도권을 비롯한 서해안권 중환자의 치료의 질과 속도면에서 국내 최고의 모델을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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