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제도 개선' 서명운동이 대한병원협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그 성과가 기대하는 만큼 이르지 못하고 있다. 회원병원들의 참여와 협조가 다소 미흡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렇듯 서명운동에 대한 회원병원들의 참여와 협조가 부족한 이유가 병원협회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만 해도 성상철 병원협회장과 함께 전국 시·도병원회를 찾아다니며 회원병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독려하는 여러 차례의 서명식에 참여했다.

그런가하면 서울시병원회 산하 회원병원들을 대상으로 병원협회와 별도로 여러 병원에서 서명식을 갖는 한편 서명운동 안내문을 수차례 발송하고 칼럼과 메일을 통해 병원장님들의 참여를 호소한 바 있다.

'의약분업제도 개선'은 이 제도가 실시된 이후 줄기차게 병원계의 주요 관심사로 대두되어 왔었다. 이는 매년 열리는 병원협회 정기총회 때마다 이 문제가 해결해야 할 주요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 잘 입증해 주고 있다.

그런데 앞서 지적했듯이 전체 병원들이 그렇듯 갈구했던 ‘의약분업제도 개선’을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병원들의 참여와 협조가 기대치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회원병원들의 미흡한 참여와 협조도 문제이지만 이 서명운동에 대한 일부 단체들의 반발기류 역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병원계가 추진하고 있는 ‘의약분업제도 개선’ 서명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모 단체의 경우 성명서를 통해 ‘안전한 의약분업을 불편하다는 점만을 강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해 마치 병원계가 의약분업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듯한 성명서를 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또 병원의 외래조제를 허용할 경우 외래환자 조제와 투약대기시간이 단축되어 병원의 약제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러한 우려는 병원계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서명운동의 취지와는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 글을 통해 분명해 해 둔다.

현재 병원계가 추진하고 있는 서명운동은 다시 한 번 분명히 강조하지만 의약분업의 본질을 훼손하자는 것이 아니라 처방전을 들고 꼭 병원 밖 약국을 이용해야만 하는 환자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도록 보완하자는 것이다.

환자가 진료에 따른 처방을 받고 조제를 받은 것은 별개의 행위가 아니라 한 가지 행위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환자가 진료를 받을 때뿐만 아니라 진료를 받고 처방된 약을 조제 받는 것 역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할 의무와 책임이 우리 병원인들에게 있는 것이다.

이제 병원협회가 정한 서명운동 기간이 벌써 절반을 훨씬 넘어섰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병원인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 국민들에게는 불편 없는 약의 조제를, 그리고 우리 병원계로서는 10년 염원을 달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