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해 거대 빙산, 다시 이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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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해 거대 빙산, 다시 이동 시작
  • 윤종원
  • 승인 2005.04.0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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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남극의 과학기지로 통하는 맥머도 해협을 막고 좌초했던 거대 빙산 B15-A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 통로가 다시 뚫리게 됐다고 뉴질랜드 기지 관계자들이 31일 말했다.

이들은 지난 달 맥머도 해협의 수심이 낮은 곳을 막고 있던 룩셈부르크 만한 크기의 B15-A 빙산이 깊은 바다 쪽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길이 120㎞, 넓이 2천500㎢의 이 빙산이 해협을 막은 뒤 빙산 주변에 부서진 유빙들이 쌓이면서 뉴질랜드의 스콧 기지와 미국의 맥머도 기지로 통하는 쇄빙선의 통행이 어렵게 될 것으로 우려해 왔다.

뉴질랜드 기지의 루 샌슨 소장은 직원들이 빙산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지만 과거의 경험으로 미루어 섣불리 이동 방향을 예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빙산이 점점 두꺼워지는 이유를 우리는 모른다. 예측은 번번이 어긋났다"고 말하고 그러나 거대 빙산이 다시 움직이면서 맥머도 해협을 막고 쌓였던 유빙들이 풀어져 연말께 시작되는 여름철까지는 쇄빙선의 통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대한 빙산 B15-A가 지난 1월 중순 미국 맥머도 연구기지 부근에 있는 길이 100㎞의 거대한 드리갈스키 빙설(氷舌)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었으나 빙산은 이 빙설로부터 약5㎞ 떨어진 지점에서 좌초했다.

이 빙산의 움직임을 위성으로 관찰하고 있는 유럽우주청(ESA)은 지난 달 빙산이 해상(海床)에서 떨어져 드리갈스키 빙설로부터 불과 몇 ㎞ 떨어진 곳으로 흘러갔다고 밝혔다.

ESA 얼음ㆍ대양 연구팀의 마크 드링크 워터는 빙산과 빙하가 충돌할 것인지 여부는 간만과 해류, 또 얕은 수심이 빙산의 큰 흔들림을 막아 줄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B15-A 빙산은 지난 2000년 3월 로즈 빙붕에서 떨어져 나간 자메이카 크기의 B15빙산이 둘로 갈라질 때 남은 큰 덩어리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이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거대한 빙산들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빙산이 결국 빙하와 충돌할지, 아니면 떨어져 나갈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며 빙산이 20년 동안 한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고 이런 규모의 빙산은 고유의 날씨 패턴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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