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 수술할까? 말까
상태바
허리 디스크, 수술할까? 말까
  • 박현
  • 승인 2010.08.06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지 방사통에 의한 다리통증, 혈액순환 장애로 알고 병 키워
숫자 60은 우리 몸과 많은 관련이 있다. 뇌를 포함한 체내의 세포 수는 60조 개. 수분함량 역시 체내의 60%를 차지한다. 특히 척추는 기립 보행하는 인간의 중심축으로 체중의 60%를 지탱한다.

척추는 총 33개로 경추(목뼈), 갈비뼈와 연결된 흉추(등뼈), 허리를 지탱하는 요추(허리뼈), 천추(골반뼈), 미추(꼬리뼈)가 S자형 곡선으로 연결된 구조다. 경추와 흉추 사이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있다. 이 디스크가 빠져나오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이른바 ‘허리 디스크’다.

허리 디스크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찾아오는 퇴행성 질환으로 대개 무리가 가장 많이 가는 요추 4번과 5번 사이에서 주로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잘못된 자세나 운동부족 혹은 무리한 운동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허리 디스크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왜 다리부터 아플까?

디스크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허리통증은 물론 다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특히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등의 증상을 보여 혈액순환 장애로 오인함으로써 병을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튀어나온 디스크가 척추를 통과하는 신경을 자극해 신경근이 분포하는 다리 등에 통증을 일으키는 ‘하지 방사통’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방사통이란 통증이 사방으로 퍼지는 것으로 신경이 눌리는 위치에 따라 증상도 각기 달라 정확한 검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신경이 손상되면 엉덩이에서부터 다리, 엄지발가락까지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엉덩이에서 무릎이 구부러지는 안쪽을 타고 내려가면서 발꿈치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요추 5번과 천추의 디스크가 손상됐을 확률이 높다.

연세SK병원 신경외과 천세명 과장은 “허리나 다리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MRI(자기공명영상진단)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때로는 MRI 검사결과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다각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증 없는 허리 디스크도 있나?

허리 디스크 환자 중에는 간혹 디스크가 심하게 삐져나왔는데도 통증의 거의 없는 수도 있다.

서초동에 사는 김두진(남ㆍ44)씨는 건강검진을 받고 본인에게 디스크 질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디스크가 밀려나온 상태도 심각해 바로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지경이었으나 정작 김 씨 자신은 허리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김 씨처럼 허리통증이 없으나 디스크의 진행상태가 심각한 경우도 있지만, 반면 검사결과로는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도 환자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유가 뭘까?

답은 척추관에 있다. 척추관은 사람마다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 척추관의 크기가 크면 공간이넓어 디스크가 튀어나와도 신경이 비교적 덜 눌림으로써 통증이 덜하다.

반면 척추관이 좁으면 디스크가 적게 밀려나와도 통증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디스크의 기능이 떨어지고 신경이 강하게 압박을 받으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최근에는 이와 같이 허리 디스크의 진행 정도를 정확히 진단한 후 그에 적합한 비수술요법이나 수술요법 등의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허리 수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수술과 비수술에 대한 편견 버려야 치료결과 좋아

허리 디스크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초기상태라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상태가 좋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비수술요법인 ‘신경성형술’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신경성형술은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 신경의 유착을 막고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과 부종 등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절개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로 시술하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거부감이나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효과적인 시술법이다.

시술시간은 약 20분 정도이며 회복기간이 빨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도 무리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모든 디스크 환자가 비수술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허리수술을 하면 안 된다는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어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수술 시기를 놓치면 수술 후에도 회복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체로 50m 이상 걷는 것이 힘들거나 다리마비 증세, 배뇨장애, 극심한 통증 등이 있다면 수술요법이 더욱 효과적이다.

천세명 과장은 “허리 디스크에 의해 발목이 위로 올라오지 않거나 다리마비 증세가 보이면 정확한 검진을 통해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스크로 인한 심각한 신경압박을 보이면 바로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다리마비는 신경압박 정도와 신경이 눌려 있던 시간에 따라서 수술 후 다리마비 회복속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허리 디스크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상태에 알맞는 방법으로 치료 받는 것이 가장 좋다. 무조건 수술이나 비수술 등 한가지 방법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상세한 진단과 상담을 통해 최적화된 치료를 받아야 진료 결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도움말=연세SK병원 신경외과 천세명 과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