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신종플루 백신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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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신종플루 백신 "딜레마"
  • 윤종원
  • 승인 2009.12.0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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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8일 노인의 신종플루 백신 용법을 "1회 투여"로 결정한 것은 불필요한 안전성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이날 허가를 결정한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그린플루-에스 플러스"는 임상시험 결과 18~64세 성인에서는 3.75㎍ 용량을 1회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면역력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항체생성률이 42.6%로 국제 권고기준인 60%에 미치지 못했다.

노인에서는 또 다른 지표인 항체양전율(백신에 의한 항체생성률)과 기하평균항체증가비의 경우 기준을 충족했지만 가장 대표적인 기준인 항체생성률에서 권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놓고 유효성 잣대로만 용법을 결정한다면 65세 이상에 대해서는 8세 미만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2회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스위스계 제약사 노바티스가 생산한 동일한 용량의 신종플루 백신은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60세 또는 65세 이상에 대해 "2회 접종"용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유사한 백신에 대해 우리나라만 1회 접종 용법으로 결정한 것은 지난 10월 계절독감 백신의 접종 경험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번 겨울 정부가 400만명분의 계절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동안 발생한 사망사례는 8건이다.

만약 500만명의 노인에게 2회 접종을 실시한다면 20명가량이 사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환종 예방접종심의위원장(서울대 소아청소년과)도 "물론 유효성만 놓고 보면 2회 접종을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대규모 접종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무관하게 사망사례가 발생,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국내 신종인플루엔자 입원 환자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이하로 환자가 많지 않은 편이다.

이날 허가 결정에 앞서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예방접종심의위원회 합동회의에서는 유효성 논란이나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해 65세 이상 연령대는 아예 허가 대상에 넣지 말자는 의견도 나왔다는 게 이 위원장의 전언이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와 일본 외 다른 나라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차원의 접종을 아예 실시하지 않고 있다"며 "노인 신종플루 중증환자가 많지 않고 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이 불가피한 점을 고려해 1회 접종 용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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