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서를 화석으로 취급해 연구하면 성과"
상태바
"고문서를 화석으로 취급해 연구하면 성과"
  • 윤종원
  • 승인 2005.03.02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의 한 고생물학자가 역사적인 고문서를 멸종된 동물의 화석으로 간주하는 새로운 연구방식을 들고나와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BBC 인터넷 판이 27일 보도했다.

미국 코넬 대학의 존 시슨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중세 고문서는 동물 개체 수와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며 이를 이용하면 중세 특정 시기에 얼마나 많은 고문서들이 존재했고 얼마나 많은 고문서들이 자연적인 이유로 파손됐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동물 세계에서 개체수의 변동을 설명할 때 보통 이용되는 모델을 고문서 연구에도 적용, 고문서의 수량과 존재시기 등을 추정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고문서 사본들이 10개는 AD 800년, 5개는 AD 750년, 1개는 AD 700년의 것이라고 분류가 될 경우, 이런 정보를 이용해 해당시기 문서들이 얼마나 존재했는지,문서생산율이 어떠했는지, 얼마나 많은 문서들이 파손됐는지 등을 추정할 수 있다.

시슨은 BBC와 회견에서 "평소 학문과 학문 사이에 있는 것들을 샅샅이 뒤지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얼마나 많은 고문서들이 오늘날까지 존재하는 지에 대해 우연히 관심을 갖게 돼 이같은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고안한 기법이 완벽하지 않아 더 보완해야 한다며 이 기법을 향후 고문서 연구를 위한 새로운 수단의 원형으로 간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기발한 기법에 대해 일부 역사학자들은 시슨이 자신들의 학문영역을 침범했다고 분노할 지 모르겠지만 미국 코스털 캐롤라이나 대학의 역사학자인 플로렌스 엘리자 글레이즈는 일단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엘리자 글레이즈는 "학생들에게 어떤 문화적 요소들이 변화를 촉발했는지 설명할 때 고문서 수에 대한 도표를 제시함으로써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그의 기법에 대해 처음엔 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은 종종 다른 학문영역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글레이즈는 그러나 고문서연구에 이 같은 수학적인 모델을 적용하려면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어떤 고문서들도 다른 국가로 유출ㆍ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가정하는 데는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