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신종플루로 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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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 신종플루로 뇌사
  • 윤종원
  • 승인 2009.09.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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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인플루엔자 확진환자로 뇌사상태에 빠진 40대 여성의 뇌사 원인이 신종플루 감염에 따른 뇌염으로 추정됐다.

신종플루가 건강한 사람의 뇌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국내 첫 사례일 뿐더러 세계적으로도 드문 케이스여서 "신종플루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신종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난달 31일 신종플루 확진된 뒤 1일 뇌부종 및 뇌출혈을 일으켜 뇌사상태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 40세 여성에 대한 추가 조사결과 뇌사추정 원인이 뇌출혈이 아닌 신종플루 감염에 따른 뇌염에 의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8일 밝혔다.

이 여성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병력사항이 없이 건강한 상태였던 데다 그동안 신종플루가 주로 폐나 심장 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뇌사 원인을 놓고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해 뇌사를 유발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의학계 일각에서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뇌에 직접 침투했다기보다는 선행질환인 폐렴과 심근염 등이 다장기손상으로 이어지면서 뇌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 반면 다른 쪽에서는 "계절인플루엔자의 경우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며 뇌 침투 가능성을 인정했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담당의사 소견과 전문가 진단을 종합해 보면 이 여성의 경우 병원체로 신종플루 나왔고 다른 병변을 일으킬 만한 원인이 배제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결론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신종플루 환자 가운데 지난 5월 중순께 미국에서 7-17세 유아 청소년 4명이 소아뇌염 등 뇌병증을 앓다 완쾌된 경우가 있지만 성인 중 신종플루에 의한 뇌질환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원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가 뇌에 신경학적 합병증을 종종 일으킨다"면서 "신종플루의 경우 계절 인플루엔자보다 병독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이 같은 개연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신종플루의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 여성은 지난달 24일 발열, 인후통 등 증세가 나타나자 가까운 의원에서 급성인두염 치료를 받았고 27일 폐렴증세로 다른 병원에 입원했다.

이어 다음날 고열(38℃)과 기침, 호흡곤란 등으로 증세가 악화돼 대형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급성호흡곤란증(ARDS),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성 지역사회 폐렴 진단을 받은 뒤 항바이러스제가 투약됐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 현재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대책본부는 지난 2일 신종플루 4번째 사망자였던 47세 여성에 대해서는 "신종플루가 폐렴 등 호흡기 합병증을 일으켰을만한 임상적 징후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신종플루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사망자 집계에 포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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