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조류독감 진정 발표로 국제기구와 마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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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조류독감 진정 발표로 국제기구와 마찰 가능
  • 윤종원
  • 승인 2005.02.1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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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아직은 시기상조"
베트남 정부가 최대명절인 떼뜨(설) 연휴에 맞춰 조류독감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갔다고 주장해 작년에 이어 다시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등 관련 국제기구들과 마찰이 우려된다.

부이 꽝 안 농촌개발부 가축위생국장 겸 대변인은 지난 7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캄보디아 여성 1명을 포함해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조류독감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안 국장은 "관계당국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책 덕택에 조류독감 사태는 이제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강변했다. 그는 조류독감 대처 경험이 있는 베트남에서 이번에 발생한 조류독감 사태는 일부 농가에만 국한될뿐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안 국장은 작년의 경우 전국 64개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35개 지역으로 줄어들었고 살(殺) 처분한 가금류수도 작년보다 현저히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판 반 카이 총리의 특별지시로 오는 9일부터 6월30일까지 조류독감의주 전염원인 오리와 메추라기 사육을 전면 금지하는 등 확산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롱 탕 국립수의원 부원장도 이날 회견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오리는 감염증상이 쉽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동물에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의 이번 사육 금지 조치는 적절하다고 강변했다.

탕 부원장은 이어 중국과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백신을 실험 투약해본 뒤 효과가 있으면 올 연말까지 이를 모든 가축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혀 베트남이 국가 차원에서 조류독감 차단에 주력하고 있음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관련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톤 라이체너 FAO 베트남사무소장은 "베트남측의 설명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 발표는 떼트를 앞두고 국민의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이체너 소장은 이어 "올해 조류독감은 새로운 발생이 아니라 잔류하는 질병이 재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FAO측의 이런 시각에 대해 다른 전문가들도 동조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대다수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워낙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어 단기간에 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하면서, 베트남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조류독감 조기 진정설을 발표하는 성급함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베트남은 작년 3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조류독감 완전 퇴치를 선언했으나 곧 이어 이의 잘못을 시인해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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