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신부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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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신부들의 전쟁
  • 이경철
  • 승인 2009.03.27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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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맞는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게 아니라 드레스 사이즈에 맞춰 몸매를 유지해야 한다. 왜? 베라 왕 드레스는 수선 불가능하니까.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 "신부들의 전쟁"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이야기"다.

결혼식 문제에 별 흥미가 없는 관객들이라면 예비 신부들이 다이어트와 피부 관리에 목숨 거는 매 상황이 어이없을 것이다. 애초에 예쁜 여배우들, 명품 의상, 재잘대는 수다로 가득한 "칙 플릭(Chick flick)"의 재미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관객에게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여성 전문 케이블 채널을 끼고 사는 관객이나 "신부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억지로 심어주는 웨딩산업에 휘말려본 관객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며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욕심 많은 완벽주의자 변호사 리브(케이트 허드슨)와 "노(No)"라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착한 교사 에마(앤 해서웨이)는 어린 시절부터 6월의 뉴욕 플라자호텔 결혼식을 꿈꾸며 자란 소꿉친구다.

남자친구로부터 비슷한 시기에 청혼받은 둘은 서로 들러리를 서주기로 하며 사이좋게 결혼식 준비를 하는데 웨딩업체 직원의 실수로 같은 날, 같은 장소에 결혼식이 잡히는 "대형 사건"이 터진다.

절친하던 둘은 결혼식에서만큼은 자신이 주인공임을 내세우며 양보하지 않고, 경쟁은 점점 감정 싸움으로 번져 간다.

관건은 결혼 준비 과정에 두 주인공이 서로 괴롭히는 장면들이 얼마나 웃음을 줄 수 있느냐다.

친구들 앞에서 세 치 혀만으로도 "피 튀기는"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은 재치있고, 우상화한 웨딩플래너나 줄일 수 없는 웨딩드레스 등 과잉된 웨딩산업을 역이용한 장면들도 웃음을 준다. 케이트 허드슨, 앤 해서웨이 등 로맨틱 코미디 전문 스타들의 대결도 보는 재미를 준다.

반면, 염색약을 바꿔치기해 머리를 파랗게 만들거나 태닝제를 바꿔 오렌지색 피부를 만들어 버리는 장면 등은 심하게 과장돼 웃음이 나오다가 만다.

이런 종류의 코미디 영화에서 흔한 "마무리의 문제"는 이번에도 역시나 문제다. 몸을 던져 신나게 "쇼"를 벌이던 주인공들은 갑자기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를 홀연히 깨닫고 해피엔딩으로 향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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