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와인 미라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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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와인 미라클
  • 이경철
  • 승인 2008.11.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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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짐(빌 풀먼)은 로펌을 그만두고 와인 제조에 주력하지만 점점 빚이 늘어 간다. 철이 덜 든 아들 보(크리스 핀)는 와인을 좋아하긴 하지만 어쩐지 농장 일에 미적지근하다가 인턴 샘(레이첼 테일러)의 등장으로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프랑스 와인에 대한 긍지를 가진 영국인 스퍼리에(앨런 릭맨)는 파리에 있는 자신의 와인숍 홍보를 위해 미국 와인와 프랑스 와인의 대결구도로 상표를 가린 채 맛으로만 승부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열기로 한다. 스퍼리에는 참가자를 모으기 위해 나파로 향한다.

"와인 미라클"은 1976년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프랑스 와인이 최고라는 기존 인식을 깨고 이름 없는 캘리포니아 와인이 1위를 차지한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한 미국 영화다.

미국 와인의 자긍심을 높인 사건을 바탕으로 삼은 만큼 미국적인 풍경을 듬뿍 담고 있다. 특히 이 영화의 최대 매력으로 꼽을 만한 것은 나파 포도밭의 풍광이다. 영화는 광활하게 펼쳐진 포도 농장을 대형 스크린에 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햇살이 내리쬐는 시간의 푸른 농원, 해질녘에 황금빛으로 물든 대지 등 빛을 적절히 활용한 장면들은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이 속에서 펼쳐지는 드라마의 주축은 자수성가한 중년의 아버지와 청년기 특유의 무력감에 시달리는 아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다. 포도 재배, 와인 제조의 성패와 함께하는 부자지간의 굴곡은 충분한 호소력을 가진다. 미국산 포도주를 너무 찬미하는 듯한 인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완벽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부자의 모습을 담은 장면들이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영화는 그 이상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욕심을 냈다. 프랑스에서 찾아온 스퍼리에의 이야기도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짐과 보 부자의 이야기에 조화롭게 섞이지 않는다. 또 와인을 중심으로 주인공 보가 "캘리포니아 걸" 샘, 멕시코 이민자 구스타보와 이루는 삼각관계도 사족으로 보인다.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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