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마이 쎄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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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마이 쎄시 걸
  • 이경철
  • 승인 2008.10.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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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봉하는 "마이 쎄시 걸"의 제작진은 원작인 "엽기적인 그녀"가 왜 매력적인지 잘 몰랐던 것 같다.

"엽기적인 그녀"는 가장 먼저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한국 영화여서 캐스팅, 줄거리, 개봉 계획 등이 큰 관심이었다.

할리우드에서 다시 만들어진 만큼 영화는 원작에서 많은 것들을 취하고 또 많은 것들을 버렸다.

영화의 배경은 뉴욕. "그녀"에서 "조단"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여주인공은 엽기녀라기보다는 고급 맨션에 사는 된장녀로 변경됐고 원작의 어리숙한 "견우"는 모범생 "찰리"가 됐다.

찰리가 술취한 조단을 데려가는 곳도 모텔이 아니라 대학 기숙사이며 타임캡슐을 묻는 장소는 조용한 산 속의 나무 밑이 아니라 센트럴 파크 한 구석의 돌무더기다.

원작에서 그대로 따 온 장면도 적지 않다. 두 사람이 처음 본격적인 만남을 갖는 곳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지하철역. 찰리가 조단의 장점 10가지를 읊는 장면이나 여장 남자와 술을 마시다가 깜짝 놀라는 에피소드, 조단의 피아노 수업에 찰리가 꽃을 들고가는 모습도 원작과 거의 그대로다.

리메이크 영화 "마이 쎄시 걸"의 가장 패착은 원작에서 지엽적인 에피소드만 어색할 정도로 그대로 가져온 대신 "엽기녀"가 엽기적일 수밖에 없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에는 소홀히 한 것에 있다.

엽기성이 약해진 대신 술버릇만 고약해진 여주인공의 행동이 매력적이기보다는 얄밉고, 여주인공에게 매달리는 남자 주인공의 행동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엽기적인 그녀"(2001년작)는 488만명을 동원한 히트작이지만 리메이크인 "마이 쎄시 걸"은 미국에서는 극장개봉 없이 바로 DVD로 출시됐다.

여주인공 조단은 TV 시리즈 "24"의 앨리샤 커스버트가, 찰리는 영화 "아버지의 깃발"에 출연한 제스 브래드퍼드가 연기했다. "러브 미 이프 유 데어"(2003년)로 인상적인 데뷔를 했던 프랑스 감독 얀 사뮈엘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연출한 첫 작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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