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하루치 약 350개 중복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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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하루치 약 350개 중복처방
  • 윤종원
  • 승인 2008.10.0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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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숙 의원 처방전 18만 4천여개 분석
노인 1명에게 처방된 하루치 약이 350개에 이르거나 동일한 수면제 20정이 중복처방된 것으로 드러나 중복 또는 과다 처방으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전혜숙 의원(민주당)이 약물사용분석기관에 의뢰해 지난 1-3월 동안 하루 3장 이상 처방전을 받은 적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외래) 4만9천310명에게 발급된 처방전 18만4천436개를 분석한 결과 동일한 성분이 서로 중복된 처방전이 1만1천4개에 이른다고 6일 밝혔다.

같은 기간 중복된 약품의 수는 1만6천763개에 달했다.

성분이 비슷한 "동일계열" 약물이거나 효과가 비슷한 동일치료군 약물이 중복된 처방전은 이보다 훨씬 더 많아 4만1천548건, 약품수로는 7만1천220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건강보험 당국은 이러한 중복처방을 방치하고 있어 환자들 특히 부작용에 취약한 노인과 소아들이 약품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심사기준대로 이번 분석대상 처방전을 심사한 결과 같은 성분의 약이 중복된 처방전을 391개 밖에 확인하지 못했다.

이는 당국이 개별 처방전 기준으로만 심사할 뿐 각 환자 단위로 안전하게 약물이 처방되고 있는지를 전혀 점검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환자가 여러 진료과목이나 여러 병원을 방문할 경우 같은 의약품이 많게는 수십개씩 중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1-3월까지 35장의 처방을 받은 68세 남자 노인의 경우 이 기간동안 하루에 처방받은 약이 최대 139종(먹는약 133개)으로 처방전대로 약을 투여한다면 이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치 약만 350개에 이른다.

이 환자에게 발급된 35장의 처방전 가운데 32개 처방전은 1개 이상의 약물이 중복됐으며 중복이 가장 심했던 날의 경우 서로 다른 22종의 약물이 중복된 결과 처방약물수가 139개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70세(남) 노인의 경우 하루에 "졸피뎀" 성분 수면진정제가 최대 20개까지 처방되기도 했다.

전혜숙 의원은 "복지부는 한 처방전 내에서 같이 써서 안 되는 약, 노인과 소아에 금지된 약 등을 제한하고 있을 뿐 다른 진료과목 또는 다른 병의원에서 발급하는 처방전끼리는 완전히 동일한 의약품이 중복되는 것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별 의료기관에 대한 통제보다는 미국 등과 같이 환자별 처방의 적정성을 관리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전 의원은 "건강보험 진료비를 깎는 방식으로 의사들의 처방을 제한하기 보다는 무엇보다 환자에게 정보 제공을 의무화 하는 방식으로 중복처방과 위험처방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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