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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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 윤종원
  • 승인 2005.01.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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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은 일단 연출자가 팀 버튼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분위기다.

현실인 듯 환상인 듯, 영화는 그 경계선을 넘나들며 팀 버튼의 `빅 피쉬"와 `비틀쥬스"를 섞어놓은 것 같은 이미지를 이어나간다. 기괴하면서 음울하고 동시에 묘하게 매력적인. 이는 극중 짐 캐리의 현란한 둔갑술과도 일맥상통한다.

의문의 화재로 졸지에 집과 부모를 잃은 삼남매.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지만 성인이 될때까지는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한다. 아이들이 첫번째로 만나는 친척이 바로 올라프 백작(짐 캐리 분)인데 그는 노골적으로 유산을 탐하며 아이들을 해치려고 한다. 이때부터 아이들과 올라프 백작의 아슬아슬한 대결이 펼쳐진다. 올라프는 외다리 선장으로, 파충류 전문가로 둔갑하며 도망치는 아이들을 쫓는다.

흥미로운 것은 제목에 등장하는 `레모니 스니켓"은 영화에 한번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 그는 영화의 화자로만 등장하는데 바로 주드 로가 연기를 했다. 작가인 레모니 스니켓은 삼남매의 살아남기 위한 모험을 가슴 아파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서술해나간다.

아이들은 어리지만 지혜롭다. 첫째 바이올렛은 발명왕이고 둘째 클라우스는 독서광이다. 둘의 아이디어와 지식에다가 본능에 호소하는 귀엽기 짝이 없는 두살배기 막내 써니까지 가세하면 이들은 어떤 난관도 뚫을 수 있다.(재미있는 사실. 써니는 쌍둥이 자매 아기가 2인 1역을 펼쳤다)

잿빛 음침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는 많은 볼거리를 준비해뒀다. 거머리떼의 `스펙터클한" 공격과 벼랑 위의 집이 차례차례 무너지는 광경, 열차와 충돌할뻔한 아슬아슬한 상황 등은 볼만하다.

또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조세핀 아주머니 캐릭터도 재미있다. 집이 무너질까, 냉장고가 쓰러질까, 문손잡이가 파편으로 쪼개져 눈에 박힐까 시종 두려움에 떠는 캐릭터가 이색적이다.

그러나 신비하고 몽롱한 분위기에 묻어간다해도 이야기 연결고리는 느슨하고 곳곳에서 빈틈이 발견된다. 마치 아이들이 그린 그림처럼.

영화의 출발점은 `아무도 아이들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로는 아이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겠다.

28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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