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질환, 적기치료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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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질환, 적기치료가 중요하다
  • 박현
  • 승인 2008.08.19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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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 진단 시 망막 정기검진으로 조기치료 해야
최근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 증가와 함께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중증 망막질환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예방과 조기치료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원장 김성주)이 내원한 망막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망막환자가 9년 새 80%(약 1.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3대 망막질환인 당뇨병성망막증, 황반변성, 망막정맥폐쇄증은 환자수가 점차 증가하며 전체 망막질환 대비 비중 또한 1999년 24%에서 2007년에는 53%까지 치솟아 전체 망막질환 중 가장 많이 발생하며 그 비중 또한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년간 김안과병원을 내원한 망막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통계에서는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부터 망막질환이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망막질환인 당뇨병성 망막증의 경우, 1999년 50세 미만 남성환자의 비중은 22%로 약 17%인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6년까지 50세 미만 남성과 여성환자의 비중은 약 21%와 약 18%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젊은 환자의 비중이 남성에게서 항상 높게 나타났다. 망막정맥폐쇄증의 경우에도 50세 미만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 비율이 남성은 1999년 37%, 2007년 20%로 여성의1999년 18%, 2007년 11%보다 높았다.

이번 통계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는 남녀의 환자비율이 비슷하다고 알려진 황반변성의 발생비율(Arch Ophthalmol 2004)이 우리나라에서는 남성에게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1999년 남성환자의 비율이 54%였으나 2004년부터는 60%선을 넘어,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다.

최근 망막질환을 전문으로 연구, 치료하는 망막전문병원을 건립한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조성원 교수는 “남성의 발병이 높은 것은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발병 특징”이라며 “이는 황반변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흡연률이 남성에서 월등히 높고 여성들에 비해 자외선이나 서구식 식생활에 더 노출되어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망막질환의 위험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성인병에 대한 관심은 큰 반면, 대표적인 성인병의 합병증으로 손꼽히는 망막질환은 단순 노인질환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뇨병 발병 15년 이상인 환자의 거의 대부분이 당뇨병성망막증 위험에 노출됨에도 불구하고 국내 당뇨병환자의 망막검진 비율이 OECD 30개 회원국 중 영국인 최고 수준인 83.4%, 미국이 67.6%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최저 수준인 38.1%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망막질환에 대한 무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심하면 실명에 까지 이르게 되는 중증 망막질환은 일단 발병 후 치료시기가 늦어지게 되면 치료기간이 길고 힘들어지며 수술을 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시력으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

수술 전 초기치료에는 레이저치료가 가장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조기에 발견하면 레이저치료를 통해 비정상적인 혈관의 누출을 막고, 망막질환의 진행을 막아 더 이상의 시력감소를 예방하고 어느 정도의 시력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적절한 레이저치료로 심각한 시력손실의 가능성을 60%정도 감소시켰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기존 레이저치료는 환자의 통증이 크고 노출시간이 긴 것이 단점이었다. 그러나 최근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에서 도입한 파스칼 레이저의 경우에는 짧은 조사시간으로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시력저하 등의 부작용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들의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상태가 심한 경우에는 뿌옇게 흐려진 유리체를 제거하고 맑은 액체로 바꾸는 수술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수술을 하게 되면 흰자위를 크게 절개했으나 수술부위 실밥의 이물감이 심하고 흰자위에 출혈이 심하게 생기므로 수술 후 일상생활에 복귀할 때까지 3~4주 이상 걸려 환자의 불편이 컸다.

그러나 김안과병원에서는 ‘23게이지’로 불리는 정밀한 도구를 이용, 절개 없이 미세구멍을 흰자위에 뚫어 유리체 망막수술을 하는 ‘결막 통과 유리체 절제술’을 통해 빠른 회복과 불편을 줄여 환자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원 교수는 “최근 망막수술의 경과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망막질환을 치료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보다도 조기진단과 치료”라며 “중증 망막질환은 아무 증상 없이도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어느 순간 실명과 같은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주 병원장은 “망막질환으로부터 시력을 유지, 보호하기 위해서는 조기발견과 신속한 전문치료가 관건인 만큼, 성인병이 있거나 40세 이후에는 전문 망막질환 치료기관에서의 망막검진을 정기적으로 생활화해 치료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망막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컴퓨터 사용이나 TV 시청 등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금연하며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의 섭취를 높이고 △외출 시에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을 피하며 △잠을 잘 때나 낮에 쉴 때도 안대를 착용해 눈을 충분히 쉬게해 주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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