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철인 최원규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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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철인 최원규 병원장
  • 윤종원
  • 승인 2008.04.22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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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극복으로 되찾은 자신감
지난 1월에 있었던 ‘2008 울산 동계 듀애슬론 대회’는 철인경기와 함께 했던 지난 1여년동안 흘렸던 땀과 열정을 보답 받은 매우 뜻 깊은 대회였다. 달리기 15km, 사이클 40km의 듀애슬론 코스 50대 부문 2위. 비록 1등은 아니었지만 처음 입상한 대회였고, 1여년이라는 짧은 기간 만에 일구어낸 성과였기에 그 의미는 남달랐다.

철인경기의 매력에 심취하다!

내가 처음 철인경기의 매력에 빠져든 것은 지난해 1월, 주위의 권유로 ‘2007 부산 동계 듀애슬론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부터다.

풀코스 마라톤 8회 완주를 비롯해 각종 하프, 단축마라톤에서 중도 포기 없이 모두 완주기록을 세웠고, 오랫동안 병원마라톤동호회와 MTB 자전거 동호회 활동을 통해 스포츠를 즐겨왔던 나였지만, 철인경기가 주는 감동은 매우 남달랐다. 우리 몸에 있는 206개의 뼈와 650여개의 근육을 최대치로 사용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이를 극복해 성취하는 느낌, 마치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듯한 희열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 후 △제주 국제 철인3종 선수권대회 △춘천 전국 철인3종경기 △통영 아시아 철인3종 대회 등 10여 회의 각종 경기에 참가했고 완주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Triathlon)는 2종의 듀애슬론에서 발전한 형태로 수영과 사이클, 마라톤을 한 사람이 연속해서 겨루는 경기를 말한다. 영문명을 보면 라틴어의 3가지(tri-)와 경기(athhlon)가 합성돼 만들어진 어원에서 그 의미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1970년대에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경기거리에 따라 주로 수영 3.9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의 Ironman 코스와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의 올림픽 코스가 있으며, 이외에도 수영을 뺀 듀애슬론과 사이클을 뺀 아쿠아슬론 등 여러 가지 변형된 경기가 있다.

철인3종경기의 3가지 종목인 수영, 사이클, 마라톤은 모두 전신 유산소운동이며 고강도 운동이다. 따라서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근력, 지구력, 심폐기능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훈련이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많은 훈련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체력강화와 건강관리에 큰 도움을 얻고 있다. 매일 진료와 수술을 오가며 바쁜 일정으로 인해 피로가 많이 쌓이게 되는데 이를 해소해줄 뿐만 아니라 생활의 생기와 활력까지 받고 있다.

나의 건강은 가족의 기쁨, 환자를 위한 책임감!

사실 지금껏 의사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바쁘게 살아오면서, 늘 체력과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절실히 느끼곤 했다. 그것을 입증해 준 소녀가 바로 터키에서 온 부세다. 27시간이라는 장시간에 걸쳐 목뼈 일부를 제거하고 새로이 고정시키는 고난이도의 수술은 어린 소녀에게는 물론, 건강한 체력을 소유하고 있다 자부했던 나조차도 힘들고 고됐던 경험이었다.

부세는 태어날 때부터 목뼈가 90도 정도로 굽어 신경과 장기를 누르는 선천성 척추기형아였다. 한국에 들어올 때만 해도 성장할수록 사지가 마비되고 호흡이 곤란한, 매우 치명적인 장애 상태였다. 10살을 넘기기가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터키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자 부세의 부모는 사방팔방 수소문한 끝에 우리들병원을 알게 됐고 나와도 그렇게 인연이 맺어졌다. 길고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낸 부세는 현재 터키에서 그렇게 소원하던 학교에 다니며, 장차 자신이 받은 도움을 남에게 베풀고픈 의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철인경기는 쉽게 도전하기 어렵고 무모해 보이기도 하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포츠다. 호수나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아름다운 시골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사이클을 타고, 확 트인 도로를 달리며 내가 느낀 기쁨과 즐거움, 성취감을 몸소 느껴볼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철인경기의 다채로운 매력에 빠질 것이다.

특히 아내는 내가 결혼 전에 입었던 옷이 맞을 정도로 가볍고 건강해진 몸매로 돌아왔다며 누구보다 반가워하고 있다. 철인경기는 인내와 끈기, 성취감, 정신적인 건강은 물론, 신체적 안정감과 젊은 날의 열정까지 되살아나게 하고 있다.

연습 외에 왕도 없고, 연습 없는 진보 없다!

어느 스포츠나 마찬가지겠지만, 철인경기 역시 평소 꾸준한 준비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흘린 땀과 노력만큼 결과가 확연히 드러나는 가장 정직한 스포츠다. ‘연습 외에 왕도 없고, 연습 없는 진보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이 바로 철인경기이다.

나는 새벽에는 수영, 저녁에는 달리기와 사이클을 매일같이 거르지 않고 생활습관으로 만들었다. 더불어 시합 전에는 충분한 준비운동과 철저한 장비 점검, 여유로운 마음 자세 등 3박자를 골고루 갖춤으로써 최선의 준비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007 제주 국제 철인3종 선수권 대회’ 때의 일이다. 경기진행 유도원의 길 안내 실수로 원래 180km였던 사이클 코스를 190km 이상 달린 적이 있다. 당황했을 법도 하지만 경기 도중 닥칠 수 있는 위기에 늘 대비해왔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를 잃지 않았기에 결국 완주를 할 수 있었고 고생한 만큼 성취감은 오히려 컸다.

성취감, 그 이상의 즐거움에 도전한다!

대회에 임하다 보면 스포츠 자체가 주는 재미와 보람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기록이나 수상 등 부가적인 성과에 연연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스포츠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교감을 나누고 건강한 삶을 위한 활력소로 삼을 때 그 가치는 배가 되는 것 같다.

나는 첫 철인경기 출전으로 인연을 맺은 부산 철인3종클럽 연합회를 비롯해 스포츠 동료로써 결속력을 다진 병원 마라톤 및 MTB동호회 활동을 통해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인 건강까지 얻고 있다. 앞으로도 나의 도전과 극복은 계속될 것이다. 더불어 내가 찾은 자신감은 환자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로 보답하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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