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동거, 동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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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동거, 동락
  • 이경철
  • 승인 2008.03.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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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동락"(감독 김태희ㆍ제작 RG엔터웍스)은 "대한민국 평균"의 시선을 가진 관객이라면 다소 이상해 보일 수 있는 가족의 이야기다.

줄거리는 20대의 젊은 남녀와 40대의 중년 남녀가 등장해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 주인공인 여대생의 신음소리로 서문을 열어 처음부터 관객을 놀라게 하는 이 영화는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고정관념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엄마에게 딜도(자위 기구)를 선물하는 딸, 젊은 남자와 바람나 가정을 버린 아빠,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애인을 이해하는 여자 등 "미드(미국 드라마)"를 연애지침으로 삼아 온 젊은 관객이라도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설정과 장면이 수시로 등장한다.

그러나 영화에는 자유로움에서 방탕함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을 밟지 않기 위해 애쓴 흔적이 눈에 띄게 보인다. 연륜이 부족한 신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답게 시나리오와 연출에 허점이 적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족과 사랑을 바라보는 가볍지만은 않은 시선이 이를 보충한다.

영화는 과장된 설정과 다소 충격적인 결말에도 관객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는 성실함의 미덕도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영화가 주는 느낌은 불쾌감보다는 신선함에 가깝다. 또한 영화의 결말은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을 연상시키는 깜찍한 반전으로 상큼한 충격을 안긴다.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의 대학생 유진 역을 맡은 조윤희는 톡톡 튀면서도 안정된 연기로 이제까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매력을 선보인다. 또 중견 배우 김청이 짧긴 하지만 파격적인 베드신을 소화해 눈을 비비고 다시 화면을 보게 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하고 이제 막 만 스물다섯 살이 된 신예 김태희 감독은 2006년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의 신인감독 발굴 프로젝트 "제1회 감독의 꿈"에 당선돼 이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단편 "삼"으로 제3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으며 "붉은 나비"로 2006년 팜스프링스 국제단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당찬 여대생 유진(조윤희)은 엄마 정임(김청)과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아빠는 젊은 남자와 바람이 나 커밍아웃을 한 뒤 엄마와 이혼했다. 유진은 엄마에게 졸업작품을 위해 엄마의 누드 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조른다.
유진에게는 남자친구 병석(김동욱)이 있다. 병석은 집은 부유한 편이지만 별거 중인 엄마, 아빠와 사이가 틀어져 생활비를 벌기 위해 호스트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정임은 어느 날 동창들과 모임에서 2차로 호스트바에 가고 병석을 만난다.

정임은 아파트 반상회에서 학창시절 첫사랑 승록(정승호)과 마주친다. 승록은 정임의 친구와 결혼했지만 별거 중이고 정임의 아파트로 새로 이사를 왔다. 이를 계기로 둘 사이는 급진전한다.

27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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