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 극심한 피로ㆍ불면증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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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생존자" 극심한 피로ㆍ불면증 시달려
  • 이경철
  • 승인 2008.03.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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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서울대병원 등 8개 대형병원 암 생존자 3천여명 분석
오는 21일 "제1회 암 예방의 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암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극심한 피로감과 불면증, 인지기능 저하 등의 2차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팀은 강남차병원, 경희의료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의료원 등과 공동으로 암 치료 후 생존한 3천184명(위암 391명, 유방암 1천933명, 자궁경부암 860명)의 삶의 질을 일반인 1천명과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3곳(Cancer, Annals of Oncology, Quality of Life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각 논문에 따르면 암 치료 후 생활에 장애가 되거나 심각한 지장을 미치는 정도의 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암 생존자 비율은 15%로 일반인에 비해 2배 가량 많았다. 또한 불면증 유병률도 일반인의 2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국내 암 생존자를 50만명으로 봤을 때 이 같은 고통을 느끼는 환자가 약 5만~7만5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질환별로 보면 유방암 환자의 경우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줄 정도로 인지기능이 떨어진 비율이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에 비해 3배나 많았으며, 사회적 기능이 저하된 환자도 일반인의 5배인 11%에 달했다.

자궁경부암 환자는 상대적으로 변비, 림프부종, 폐경증상, 신체이미지, 성 기능 이상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비해 위암 환자는 설사 때문에 고통을 겪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연구팀은 암 생존자 중 약 9만여명이 이 같은 후유장애 등으로 치료가 끝난 후에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일반인(2.8%)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보통 "암 생존자"는 암 치료가 끝나고 암이 재발하지 않은 건강한 상태에 있는 환자를 의미한다. 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아직 암 치료 중이거나, 재발했지만 아직 생존해 있는 환자도 포함된다.

미국은 전 인구의 3.5%가 암 생존자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도 19세 이상 암유병률과 2006~2007년 암발생 및 암사망 추정치로 볼 때 2007년 암 생존자수가 약 50만명에 달했지만 2010년에는 68만명, 2015년에는 11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는 "암환자와 가족들은 암 치료가 끝난 후에도 많은 신체적·사회적·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고, 삶의 질도 크게 떨어져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면서 "암 환자들의 건강과 자신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의료.휴양 개념을 통합한 국가단위의 프로그램과 경제활동 기회 제공 등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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