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허재욱 박사팀은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든 혈액응고 8인자 "팩터Ⅷ" 단백질의 결정을 확보해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소와 공동연구로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허 박사팀의 연구는 혈액분야 국제학술지 "혈액(Blood)" 2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혈액응고인자와 결합하는 항체의약품 등 응고인자 관련 차세대 의약품 개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팩터Ⅷ은 혈액응고 과정에 필수적인 여러 단백질 가운데 하나로 A형 혈우병 치료제로 사용된다.
이 단백질은 인체내 다른 단백질들에 비해 분자량이 매우 큰 데다 미세하게 조절되는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특성 탓에 불안정한 성질을 갖고 있어 팩터Ⅷ만을 순수하게 정제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양한 분자량을 가진 여러 형태의 팩터Ⅷ이 혼재돼 있는 탓에 허 박사팀 이전에는 혈우병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3차원 구조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유전자 재조합 팩터Ⅷ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여러 다국적제약사들조차 이 단백질의 순수한 결정구조를 얻지 못했었다.
녹십자는 이번에 분리한 팩터Ⅷ 결정을 "베록토코그-알파(beroctocog-α)"란 이름의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등록하고 임상시험을 완료한 상태이며, 올해 시판허가를 얻을 예정이다.
허 박사는 "유전자 재조합 팩터Ⅷ의 순수결정을 얻어서 3차원 구조를 밝힐 수 있었다는 것은 공정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동시에 치료용 항체 등 차세대 혈우병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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