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상하이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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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상하이의 밤
  • 이경철
  • 승인 2007.12.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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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ㆍ일 합작 "상하이의 밤"(감독 장이바이)은 서로 다른 국가의 영화인들이 힘을 합해 만든 기획 로맨스물의 목적을 충실히 따르는 영화다.

이 영화는 하룻밤이라는 짧은 시간에 말도 통하지 않는 남녀 주인공을 억지로 사랑에 빠지게 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고 알콩달콩 다투다 딱 애틋한 감정까지만 나아가며 차근차근 심리를 담아낸다. 그 흔한 키스신 하나 없고 대사도 담백하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트렌디한 TV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흥밋거리로 스크린을 채운다.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화려하게 펼쳐놓은 중국 상하이의 야경은 한 편의 뮤직비디오에 가깝다. 빨간 립스틱으로 일본어와 중국어를 쓰며 길바닥을 도배하는 부분 등 반짝거리는 장면도 여럿 있다.

이 영화를 이준기와 미야자키 아오이라는 한ㆍ일 아이돌 스타를 모아놓고도 많은 관객의 발길을 잡지 못한 "첫눈"과 비교해 보면 다국 합작물이 내디뎌야 할 첫걸음의 방향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담백한 시나리오로 과하지 않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옴니버스물도 아닌데 서너 커플의 연애담을 어지럽게 섞어놓은 데다 과하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코미디로 영화 중반부의 흐름은 종종 끊긴다. 게다가 멋부려 찍은 상하이의 야경은 전반부에서는 인물의 감정을 살려주는 배경으로 활용되지만 뒤로 갈수록 감각적인 영상미에도 관광 홍보물의 느낌이 짙어져 부담스러워진다.

"소림축구"로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한 중국 스타 자오웨이(趙薇)와 "으랏차차 스모부" "쌍생아"의 일본 배우 모토키 마사히로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꽤 잘 어울리는 커플 연기를 선보인다. "워터보이즈" "쉘 위 댄스" "노다메 칸타빌레"에 출연한 일본의 "국민배우" 다케나카 나오토가 이번에도 코믹 감초 연기를 선보인다.

일본의 유명한 헤어ㆍ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미즈시마(모토키 마사히로)는 음악제에서 일을 맡게 돼 업계 동료이자 오랜 연인인 여자친구와 함께 상하이를 방문한다. 그는 일이 끝난 저녁 지갑과 여권을 모두 놔두고 상하이 거리를 걷다 여자 기사 린시(자오웨이)가 모는 택시에 치인다.

린시는 하나 있는 남동생이 철없이 유학을 가겠다며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자고 억지를 부려 심경이 어지럽다. 그나마 삶의 낙이 하나 있다면 짝사랑하는 차량 정비사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고 차를 고치러 가는 일.

사고로 만난 미즈시마와 린시는 티격태격 다투며 상하이의 밤거리를 함께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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